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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지역엔 폭우가 쏟아지고, 동부 지역엔 눈과 얼음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산사태와 교통 마비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로스앤젤레스(LA)의 산불 피해 지역을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남부에는 폭우로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고, 동부 지역에는 눈과 얼음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몰아쳐 폭설과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미 기상청(NWS)은 이날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에 강한 폭우가 내려 다수 지역에 돌발 홍수와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이틀간 간헐적으로 내리던 비는 이날 오전부터 강수량이 급증하며 호우로 이어졌다.
기상청은 캘리포니아 남부 산간 지역에 150㎜, 해안 지역에는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LA시 당국은 지난달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맨더빌 캐니언과 선셋, 허스트 지역 내 일부 구역에 14일까지 대피령 또는 대피 준비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산사태와 지반 침하 위험이 있는 지역에는 총 2㎞ 길이의 콘크리트 방벽과 6500여 개의 모래주머니를 설치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성명을 통해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특히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은 각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불필요한 외출이나 운전을 자제하고 당국의 경고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최근 몇 년간 겨울마다 반복되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에서 형성된 수증기대(帶)가 좁고 긴 형태로 이동하며 서부 지역에 며칠간 집중적으로 비를 내리는 기상 현상이다.
미 켄터키에서 워싱턴DC까지 이어지는 동부 지역은 겨울폭풍으로 인해 극심한 폭설과 한파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전기 설비가 파손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미 기상청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서부의 작은 마을 아이언 게이트에는 37㎝가 넘는 폭설이 쏟아졌으며, 웨스트 버지니아의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에는 30.5㎝의 눈이 쌓였다.
CNN은 이로 인해 버지니아주에서만 30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인접한 메릴랜드주에서도 200건 이상의 차량 충돌 사고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버지니아주에서만 13만 7천여 가구(상업시설 포함)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한편 동남부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에는 강한 뇌우로 인해 토네이도 4건이 발생했다. 이 중 일부는 미시시피주 컬럼비아를 강타해 약 20채의 주택과 6개의 사업체에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