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 시력 교정술(라식)을 받은 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던 미국의 20대 남성이 수술 수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경찰관으로 일하던 라이언 킹거스키(26)는 지난해 8월 라식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가던 중 오른쪽 눈에 이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경과를 지켜봤지만 그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됐다.
수술 후 몇 주간 라이언은 심한 두통과 함께 복시(한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상태), 잔상, 빛 번짐 등의 다양한 시각 장애를 겪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 스테파니는 “아들에게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눈의 왜곡인 ‘고차수차(HOW)’가 발생했다”면서 “아들은 애초에 수술을 할만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의사)들은 그것을 포착하고 경고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부모에 따르면 밝고 쾌할한 성격이었던 라이언은 증상이 악화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점점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결국 그는 수술 몇 달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라이언의 죽음 이후 그의 가족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투명성과 책임감을 요구하며 공식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FDA는 “안과에서 관련 사망 및 부상을 보고해야 하지만 항상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업계에게 책임감을 진정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라이언의 아버지 팀은 “수술이 그의 인생을 망쳤다. 그는 쇠약해졌다”면서 “앞으로 라식수술 동의서에는 ‘라식이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영구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명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 전문가들도 입장을 내놨다.
미국 시력교정수술협의회는 “임상 연구에 따르면 심각하게 시력을 위협하는 라식 합병증은 환자 중 1% 미만에서 나타난다”면서 “많은 과학 데이터들은 라식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FDA가 연구를 통해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해 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안과학회(AAO)의 CEO 스티븐 D. 맥레오드 박사도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라식 또한 수술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라식에 적합하지만 그렇다고 라식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라식 자체가 라이언의 죽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이번 일은 확실히 비극이며 그의 가족에게 진심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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