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중국 무역 공세 일환으로 ‘식용유 수입 중단’ 카드를 고심 중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맞불 조치로, 대두와 식용유가 양국 무역전쟁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조치를 거론, “우리 대두 농가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라며 “경제적 적대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보복 차원에서 식용유와 다른 무역 품목 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우리는 식용유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중국에서 구매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보복 조치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 이후 양국은 휴전 국면에 들어섰지만, 대두 수입 중단 조치는 그대로다.
대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중 1차 무역 전쟁 당시에도 의제였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2700만 톤의 대두를 구매한 최대 소비국이다.
대두를 비롯한 미국 농산물 산업은 미국 고용 시장의 10%를 차지한다. 아울러 미국 중서부 농업 지역 ‘팜 벨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이 여러모로 뼈아픈 이유다.
실제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이후 미국 농가의 민심은 심상치 않다. 대두 수요가 급격하게 줄며 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미판매 상품 보관 비용이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라이언 매켄튠은 이와 관련, 최근 PBS 인터뷰에서 “대두 수요를 찾지 못하면 가격이 더 떨어질까 봐 두렵다”라고 토로했다.
야당인 미국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중간선거철을 앞두고 관련 동영상 광고 제작에 나섰다.
30초 분량의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무역 정책이 대두 농가를 비롯한 농민에 피해를 준다는 내용이 중점이다. 역시 대두 농업 종사자가 광고에 등장한다.
일리노이에서 대두 농업에 종사하는 존 바트먼은 광고에서 현재 트럼프 1기 행정부 행보가 “우리 시장을 파괴한다”라며 “시장이 사라지면 되돌릴 수 없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광고를 공화당 현역 의원이 있는 하원 지역구 11곳에 뿌린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중국산 식용유 수입을 중단할 경우 그 대상은 주로 폐식용유(UCO)가 될 전망이다. 이미 사용된 식용유를 정제·처리한 산업용 원료 등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폐식용유 수출분의 43%는 미국 몫이었다. 미국은 조리용 식용유의 경우 주로 캐나다, 인도네시아,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