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실에 있던 승객 노트북이 화물칸으로 떨어져 비행기가 이륙 1시간 만에 회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보잉 767-400ER)는 이륙 1시간 만에 급선회해 워싱턴으로 회항했다.
조종사는 항공교통관제에 “승객 한 명이 노트북을 좌석 옆 벽 틈으로 떨어뜨렸는데, 그게 화물칸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보고했다.
이 조종사는 대서양을 건너기 직전 관세센터에 “불행히도 덜레스로 돌아갈 허가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조종사와 관제사의 교신에 따르면 해당 노트북은 떨어질 당시 전원이 켜진 상태였으며, 배터리가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종사는 관제사에 “노트북의 상태를 알 수 없다. 접근할 수도, 볼 수도 없다”며 “그래서 대서양을 건너기 전, 덜레스로 돌아가 노트북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노트북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있으며, 화물칸 내 비상 소화 시스템과 떨어진 위치에 있어 조종사들은 이를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판단했다고 한다.
관제소의 회항 허가를 받은 항공기는 이륙 2시간여 만인 밤 12시35분, 덜레스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문제의 노트북은 결국 기내에서 발견됐고, 항공기는 새벽 3시25분에 다시 로마로 출발했다. 승객들은 원래 예정 시간보다 약 5시간 늦게 로마에 도착했다.
조종사들의 신속한 판단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조치로 찬사를 받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전원으로 사용되지만, 손상되거나 과열될 경우 항공기 내 화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공항에서는 리튬 배터리가 포함된 전자기기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자료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 관련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로, 올해만 5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에도 에어차이나(Air China)의 서울행 항공기에서 한 승객의 기내 가방 속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며 불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승무원들이 신속히 진화해 다친 사람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