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검찰 상세 인터뷰 기록 못 보고 불기소…현재 재수사
피고인 6명은 혐의 부인·“합의된 성관계”…성폭행 여부 법원서 확정 안돼
코넬대 여학생이 2024년 사교클럽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100% 확신을 갖고 강간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술했지만, 정작 검찰에 전달된 경찰의 6쪽짜리 요약보고서에는 이 핵심 발언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이 요약자료 등을 검토한 뒤 형사 기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초동 수사와 검찰의 불기소 판단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코넬대가 사건을 조사하면서 작성한 1,000쪽 이상의 내부 Title IX 조사자료를 입수해 사건 당시 관련자들의 진술과 경찰 수사 과정을 분석했다.
사건은 2024년 10월 19일 코넬대 치파이(Chi Phi) 사교클럽에서 발생했다.
고소인은 사건 다음 날 룸메이트들에게 전날 밤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당시 고소인은 케타민을 복용했고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설명했지만 자신을 성폭행 피해자로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룸메이트 가운데 한 명은 이후 대학 조사관에게 고소인이 당시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말한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
사건 다음 날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존서던 뉴웰은 고소인에게 자신과 매튜 잉걸스가 술과 약물에 취해 상황을 중단시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고소인은 당시 뉴웰에게 “성적인 일은 불법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며칠 뒤 상황은 달라졌다.
고소인은 온라인 게시판에서 치파이 회원들이 한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접한 뒤 자신이 겪었던 일을 성폭행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대학 조사관에게 진술했다.
이어 11월 3일 뉴웰에게 보낸 문자에서는 그날 있었던 일의 “90%가 합의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은 케타민을 얼마나 복용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당시 방 안에서 불편함을 표현했으며 주변에 자신이 아는 사람도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도 문자에 담았다.
특히 이후 진행된 경찰 인터뷰 내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고소인은 11월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점에 대해 “100% 확신을 갖고 강간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이 톰킨스카운티 검찰에 넘긴 6쪽짜리 요약 진술서에는 이 발언이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사건을 검토했던 검사는 경찰의 상세 인터뷰 녹취록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사건을 형사 기소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이 경찰 조사에서 가장 명확하게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던 진술이 검찰의 기소 판단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코넬대 내부 조사자료에는 고소인과 친구들뿐 아니라 피고인 7명 가운데 6명, 추가 증인 20명에 대한 인터뷰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조사에 응한 피고인 6명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으며 당시 성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관련자가 당시 상황에 불편함이나 우려를 나타낸 정황도 내부 조사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각각의 발언을 특정 피고인에게 명확하게 연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사건은 2년 만에 다시 형사사법 절차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톰킨스카운티 검찰은 피해 학생 측의 민사소송 제기 이후 사건 수사를 재개했으며 확보된 증거를 대배심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넬대 역시 대학의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외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사건 초기 피해 주장 학생의 인식이 시간에 따라 변화한 과정뿐 아니라 경찰이 어떤 진술을 검찰에 전달했고 어떤 내용을 제외했는지를 둘러싼 새로운 쟁점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성폭행 혐의는 현재까지 형사재판을 통해 확정되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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