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수사국(FBI)이 가짜 취업 기회와 도용한 신분을 이용해 미국 기업에 침투하고 핵무기 개발 자금을 마련하려는 북한의 사기 행각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FBI는 지난 13일 발표한 경보에서 북한 정부가 통제하는 수천 명의 IT 인력이 신분과 위치를 숨긴 채 서방 기업의 원격 근무직을 얻기 위해 갈수록 정교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을 포섭해 범행을 돕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자신이 외국 정부의 불법 행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가담하기도 한다.
북한 측 인력은 취업 사이트에서 정상적인 프리랜서 일자리처럼 보이는 공고를 내고, 다른 사람을 대신해 면접에 참여하거나 전문직 네트워킹 계정을 빌리는 등의 일을 요청한다. 회사에서 지급한 노트북을 자택에서 받아 관리하거나 지문 제출, 약물 검사 등 신원 확인 절차를 대신 수행하도록 하기도 한다.
FBI는 이들이 가짜 업체와 서류를 만들고 허위 이력을 꾸며 요청을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미국 내 임시 거주가 필요한 외국인이라고 주장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거처를 잃었다고 속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인에게 돈을 주고 회사 노트북을 자택에서 인터넷에 연결해 두도록 하는 이른바 ‘노트북 농장’ 수법도 확산하고 있다. 북한 인력이 원격으로 컴퓨터에 접속해 미국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이다.
FBI는 고의로 범행에 가담한 미국인도 형사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인력은 도용한 신분과 허위 취업 서류로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업무를 다른 나라 프리랜서에게 하청하고 미국 기업이 지급한 높은 급여를 챙기기도 한다.
FBI는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의 85~90%가 북한 정부로 흘러가 핵무기와 군사 프로그램 등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는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기업을 협박해 거액을 요구하거나, 해고된 뒤 전직 관리자와 가족에게 살해 위협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을 고용해 기업이나 개인을 직접 위협하도록 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들은 방산업체와 정부 보안 인가가 필요한 직책을 노리는 한편, 군 관계자에게 업무용 노트북을 보관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FBI는 개인정보나 계정 비밀번호를 요구하거나, 타인을 대신해 취업 절차를 밟도록 하는 온라인 구인 제안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모르는 사람의 노트북을 받아 보관하는 제안도 주의해야 한다.
기업에는 채용 과정의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의심스러운 원격 접속을 감시하며 인사·IT·경영 부문 간 보안 협력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특정 징후 하나만으로 북한 공작원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해를 입었거나 접근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지역 FBI 사무소 또는 인터넷범죄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관련 메시지와 이메일, 전화번호, 금융 기록 등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 좋다. 폭력 위협이 임박한 경우에는 911에 신고해야 한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