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에의 일부 부유층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의 지능을 높이기 위해 수천만 원을 들여 유전자 분석을 활용하는 이른바 ‘스마트 베이비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지능지수(IQ)가 높은 배아를 선별해 체외수정(IVF)으로 임신하거나, 아이비리그 출신 등 ‘똑똑한 짝’을 찾아주는 결혼정보회사에 수억 원을 지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의 신생 스타트업들이 태어나기 전 배아의 지능을 예측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상업화했다.
이들 업체는 여러 배아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래 IQ 예상치를 측정하고 부모가 시험관 시술에 사용할 배아를 선택하도록 한다.
뉴클리어스게노믹스와 헤라사이트는 배아의 지능 예측 서비스를 각각 약 6000달러, 5만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IT 업계 고소득층이다.
수학자 츠비 벤슨-틸센은 AI 안전을 연구하다가 최근엔 ‘AI에 맞설 수 있는 더 똑똑한 인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는 공동 설립한 ‘버클리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고지능 아기를 만들기 위한 유전자 기술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벤슨-틸센은 “더 많은 천재를 만들어 똑똑한 인간이 AI를 인류 가치에 맞게 설계하거나, 아예 위험한 AI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결혼정보회사는 아이비리그 출신 등 ‘똑똑한 짝’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최대 50만 달러에 제공한다.
결혼정보회사의 커플 매니저인 제니퍼 도넬리는 “고객들은 사랑뿐 아니라 유전적 특성과 교육 성취, 가문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도 나왔다. 다산 운동을 이끄는 시몬·말콤 콜린스 부부는 IVF를 통해 4명의 자녀를 낳았고, 일부 배아는 헤라사이트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시몬 콜린스는 현재 임신 중인 태아도 암 발병 위험이 낮고, 지능지수 예측 점수가 상위 1%에 해당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몬 콜린스는 “야망·끈기·호기심에 대한 유전자 점수까지 있다면 더 관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명윤리학자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예루살렘 히브리대 샤이 카르미 교수는 “이 모델을 이용해도 평균 3~4 점 정도의 지능지수 상승에 그친다”며 “자녀를 천재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 의대 사샤 구세프 교수는 “높은 IQ 선별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장애 위험 등 원치 않는 특성이 함께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K-News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