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의 한 강에서 작은 메기 수천 마리가 폭포 인근 암벽을 집단으로 기어오르는 장면이 포착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브라질 마투그로수두술주 연방대 마노엘라 마리뉴 교수는 최근 학술지 어류생물학저널(Journal of Fish Biology)에 이 같은 현상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 대상은 리아코글라니스(Rhyacoglanis)속에 속하고 몸길이가 9㎝도 채 되지 않는 ‘호박벌 메기(Bumblebee Catfish)’로, 아마존·오리노코·라플라타 강 유역에 서식하는 9종 가운데 하나다. 개체군 규모가 작아 지금까지 행동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브라질 환경군사경찰이 마투그로수두술주 아퀴다우아나 강 인근에서 이 메기 수천 마리가 수직으로 젖은 암벽을 오르는 모습을 포착해 제보하면서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진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호박벌 메기들은 낮 동안에는 바위 아래 그늘에 숨어 있다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께부터 대규모로 움직였다.
일부는 4m 높이의 바위를 오르다 서로의 몸을 밟고 올라가기도 했고, 연구진이 인근에 두었던 양동이 속으로 스스로 뛰어들기도 했다. 이들은 지느러미를 곧게 펴고 좌우로 흔들거나 꼬리를 빠르게 움직여 추진력을 얻었고 몸과 바위 사이에 음압을 형성해 흡착하는 방식으로 벽을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이 ‘산란과 관련된 집단 이동’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로 등반에 나선 개체 대부분은 성체 암수였으며 이 현상은 건기가 끝나고 비가 시작되는 11월 이후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마리뉴 교수는 “모든 징후가 이 행동이 번식을 위한 것임을 시사한다”며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다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이 일어나자 산란을 위해 호박벌 메기가 대규모로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