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간 새로 창출된 부(富)의 63%를 상위 1% 슈퍼리치가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례 총회 개막에 맞춰 ‘슈퍼리치의 생존(Survival of the Richest)’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옥스팜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 2년간 전 세계에서 42조달러의 새로운 부가 창출됐고 이 중 63%에 해당하는 26조달러가 세계 상위 1% 슈퍼리치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하위 90%가 새로 창출된 부에서 1달러를 벌기 위해 힘쓰는 시간에 상위 1%의 재산은 약 170만달러씩 늘었다. 지난 10년간 이들이 지닌 재산은 두 배로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 재산은 지난해 식품·에너지 산업의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급증했다. 95개 에너지·식품 회사의 이익은 지난해 2배 이상 늘었고, 이들 기업은 추가 이익의 84%인 2570억달러를 부자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월마트의 절반을 소유한 월턴 가문은 지난해 85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인도의 에너지기업 소유주 가우탐 아다니의 재산은 작년에만 420억달러가 증가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는 기업에게 과도한 이익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절반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급증했지만 최소 17억명의 노동자들은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국가에 살고 있다. 세계 인구 10명 중 한 명 수준인 8억2000만명 이상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Extreme wealth and extreme poverty have increased simultaneously for the first time in 25 years. Billionaire wealth is booming, while millions struggle to survive. Let’s end this era of #SurvivalOfTheRichest. It’s time to #TaxTheRich to #FightInequality.https://t.co/bHXWrK4LTH pic.twitter.com/1jn5iWY5BE
— Oxfam International (@Oxfam) January 16, 2023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부유층 과세를 통해 불평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기간 얻은 부에 대한 일회성 부유세·횡재세 도입, 상위 1%가 보유한 자본 소득에 60% 소득세 적용, 상위 1%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옥스팜은 “많은 국가에서 부유층에 대한 감세는 불평등을 부채질했다”며 “기업과 억만장자가 공공자금과 폭리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세금 인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옥스팜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2014~2018년 적용된 ‘실질 세율’이 3%에 불과했지만, 한 달 소득이 80달러인 우간다의 밀가루 상인 에버 크리스틴이 부담한 세율은 4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금 1달러당 부유세 비중은 4센트에 불과하고 억만장자의 절반은 직계후손에 대한 상속세가 없는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5조달러(약 6180조원)의 재산이 세금 없이 다음 세대로 이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전 세계 부유층에게 연간 최고 5%의 부유세를 부과하면 매년 1조7000억달러를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추가 세수는 20억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며 인도주의적 지원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최상위 부유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평등을 줄이고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전략적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