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가 2025년 하반기부터 부산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폴스타는 제조 거점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생산하는 전기 SUV 쿠페 폴스타 4를 2025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9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한국에서 ‘폴스타 4’ 생산을 시작한 뒤 현지화하는 부품 공급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스타가 한국 생산을 결정한 것은 폴스타 특유의 사업 방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 자체 시설 투자가 아닌, 협력사 등을 활용하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를 통해 엮인 폴스타와 르노코리아의 관계도 ‘부산 생산’을 가능하게 만든 요소다. 폴스타는 2017년 볼보와 지리차의 합작으로 만든 회사다. 지리그룹은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가진 2대 주주다.
부산 공장을 새로운 생산지로 택하면서 폴스타는 글로벌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폴스타는 내년 중국 청두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폴스타 3 생산을 시작한다. 2025년부터 부산에서 폴스타 4를 생산하면, 이 회사는 글로벌 3개국에 5개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
폴스타 관계자는 부산 공장 생산에 대해 “이 공장은 23년 차량 제조 경험과 2000여명의 숙련된 인력을 보유했다”며 “수출항과 바로 연결되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고 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선 폴스타가 국내 생산을 통해 ‘중국 차’ 이미지를 벗어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폴스타는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를 표방하지만 중국 지리 자동차 산하 브랜드로 생산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소비자 사이에선 “사실상 중국차 아니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해 판매량은 크게 부진한 상태다. 폴스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1389대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2444대)보다 43.2% 감소한 수치다.
실제 폴스타는 최근 국내에서 중국 색채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엔 2025년 출시 예정된 폴스타 5에 대해 국내 배터리 업체인 SK온과 배터리 셀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한편, 폴스타는 지난달 2024년형 업그레이드 폴스타2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차세대 전기 모터 및 인버터를 탑재하고 후륜구동 방식으로 변화해 주행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폴스타는 내년 준대형 SUV 폴스타 3와 중형 SUV 폴스타 4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