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이번주 우선 협상 대상자가 나올 예정이다. 유력 후보였던 LX그룹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HMM을 차지하기 위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HMM의 우선 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지분율 57.9%)다.
지난달 23일 산은이 본입찰에 나선 결과 최종 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응찰했다. 예비입찰에서는 동원과 하림, LX그룹 등 3개 사가 적격인수후보로 추려졌지만, LX그룹은 본입찰에 불참했다.
매각 예정가격은 최근 30일간 HMM의 평균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7조원 내외 수준으로 알려진다. 양사가 6조 원대의 희망가를 제출하면서 대상자 선정 잣대는 자금 조달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은 재무적투자자 없이 본입찰에 뛰어들면서 자기자본 비율이 하림보다 높다. 동원의 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자회사인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 유상증자와 미국 자회사의 전환사채 발행, 사옥 매각 등이 거론된다.
동원은 2017년 화물 운송과 항만 하역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로엑스 인수에 HMM을 더해 육상과 항만, 해상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하림은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3조원대의 자기자본에 인수금융 약 3조5000억원을 더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2015년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뛰어든 하림은 컨테이너선 중심의 HMM 인수로 시너지를 강화해 물류 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산업의 신규 브랜드 출시 행사에서 “HMM 인수가 그룹의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HMM 인수 의지를 밝혔다.
다만 유찰 가능성도 있다. 동원과 하림이 써낸 것으로 알려진 6조원대 희망가가 7조원 내외로 알려진 산은의 매각 예정 금액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