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기업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세계 석유 수요가 거의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이날 공개한 글로벌 전망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화석 연료에 대한 전 세계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향후 25년 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 배럴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석유 수요에 맞춰 투자를 계속하지 않으면 공급 감소로 원유 가격이 4배로 치솟을 수 있다며 새로운 글로벌 오일 쇼크에 대해 경고했다.
엑손모빌의 예측은 2050년 석유 소비량이 7500만 b/d(하루 당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영국 석유 메이저 BP의 전망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우는 각국 정부가 기후 공약을 제때 이행한다면 석유 수요가 5480만 b/d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개발도상국 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전 세계에 더 많은 석유가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한편으로 엑손모빌은 화석 연료 연소의 지구 온난화 방식과 관련해 대중을 속였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의 환경운동가,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엑손모빌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2050년까지 현 수준보다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와 가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 탄소 포집 및 재생 에너지 기술 발달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명시된 순배출량 ‘0’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배출량 감축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엑손모빌은 이 전망 보고서에 들어간 예측을 중심으로 향후 생산 증가 계획을 결정한다. FT는 엑손모빌의 전망이 업계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투자자들에게 호소하는 쇠퇴 산업의 마지막 노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