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일본, 독일의 글로벌 완성차 3사가 미국발 관세 여파로 올해 상반기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단위 영업이익 감소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조짐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토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 줄었다.
현대차·기아, 판매 늘었지만…영업익 두자릿수 감소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0조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글로벌 차량 판매량도 양사 합계 365만4522대로 같은 기간 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조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줄었다. 감소폭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10.7%에서 올해 8.7%로 2%포인트(p)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에는 미국의 관세 부담이 자리한다.
현대차는 관세로 인한 2분기 영업이익 감소분을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두 회사 합산 감소액은 1조6140억원에 이른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호조에도 수익성은 ‘주춤’
토요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4조6160억엔(약 23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전 세계 차량 판매도 554만4880대로 7.4% 늘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23만3048대로 전년보다 16.6%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앞두고 선(先)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본다.
그러나 토요타 역시 수익성은 악화했다. 토요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2820억엔(약 21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3%p 하락해 9.3%에 그쳤다.
폭스바겐, 북미 부진에 영업익 30% 넘게 감소
폭스바겐 상반기 매출도 1584억 유로(약 256조3000억 원)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폭스바겐 측은 실질적인 매출액은 늘었지만, 환율 요인 등으로 매출 증가 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억 유로(약 10조8000억 원)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2.1%p 하락한 4.2%에 머물렀다.
폭스바겐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 비용을 13억 유로(약 2조1000억 원)로 추산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 감소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436만 대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지역별 편차가 컸다. 남미, 서유럽, 동부 유럽 등에서는 선전했으나 북미에서는 관세 여파로 판매가 16% 급감했다.
미국의 관세 이슈가 하반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지 생산 확대, 가격 조정, 수출 물량 조정 등이 주요 전략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구조 변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도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수익성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News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