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엔지니어링 전공자는 2023년 기준 연 11만1600달러(약 1억4430만 원)의 중간 연봉을 기록하며 전공별 최고 소득을 올리고 있다. AI 선도기업 엔비디아의 경우 직원 절반 이상이 22만8000달러(약 3억 원) 이상을 받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세계 기술 인재 확보 경쟁 속에서 미국이 고액 연봉과 파격적 혜택을 내세운 ‘인재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10년간(2014~2023년) 학사 이상의 고급 인력에게 발급한 임시 취업 비자 H-1B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2만168명에 달한다. 이는 매년 약 2000명의 인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전략(NSS)에 따라 핵심 신흥기술(CET) 분야를 지정하고 인력 양성과 해외 인재 영입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도 2023년 해외 인재 유치·자금 액션플랜을 발표했으며, 중국은 2009년부터 ‘천인 계획’을 통해 고액 연봉, 연구 자율성, 노후 보장까지 약속하며 수천 명의 해외 기술 인재를 귀국시켰다.
반면 한국은 AI 인재의 순유출국으로, 2016년 106명이던 유출 인력이 2022년 183명으로 늘었다. 국내 대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와 조직 슬림화, 장기 불황 등으로 젊은 기술 인재들이 해외 정착을 선택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원로들은 “떠난 인재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