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9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연방기금금리 유도 목표 범위를 3.75%~4.00%로 낮췄다.
노동시장에서 고용 부진을 완화하기 위한 조처였지만 표결 결과를 통해 위원들 사이의 분열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결정을 찬성 10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제프 슈미드 총재가 던졌다.
미란 이사는 더 큰 폭인 0.5% 포인트 인하(빅컷)를 주장했고 슈미드 총재는 유도목표 범위의 변경을 원치 않는다며 동결을 지지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노동시장의 약화를 완화하고 경기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 위에 있다는 점은 정책 결정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시장의 둔화를 우려한 끝에 고용 회복을 도우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0.25% 포인트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여파를 기업들이 소화하는 시점에 이뤄져 경제에 추가적인 완화 여지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29일 현재 계속되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식을 기다리는 동안 정책 결정자들에게 숨통을 틔워주기도 한다. 셧다운은 거의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공식 경제지표 발표를 지연시키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인하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크리스 스탠리는 AFP에 공유한 메모에서 “데이터가 금리인하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전술적 실수일 수 있고 곧 이를 되돌려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또한 장기적으로 추진해온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정책적 긴축·QT)를 12월1일부로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FOMC가 12월1일에 보유 유가증권 축소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코로나19 펜더믹 초기 급팽창한 뒤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소했으나 최근 금융시장 스트레스 가능성을 고려해 종료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앞서 AFP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를 매우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차대조표를 조금 더 줄일 수는 있겠지만 그럴 만한 광범위한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FOMC 전 시장에서는 10월과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내리는 게 어느 정도 선반영된 상태였으나 12월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위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려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EY 수석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도 AFP에 “12월에 인하가 다수 의견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OMC 표결이 갈린 건 이례적인 측면도 있다는 평가다. 월가와 자산운용 업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위원들의 이견이 단순한 기술적 차이를 넘어 연준 내부의 정책 경로에 대한 상이한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 미라 판디트와 찰스 슈왑 고정수익 전략가 콜린 마틴 등은 반대 의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배경에는 정치권의 연준에 대한 압력과 인사 논란도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운영에 대한 영향력 확대 시도,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파월 의장의 후임 물색 계획을 공론화한 점 등이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정책 논의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