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이 인체 혈액에서 발견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사람의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국제 환경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익명의 건강한 네덜란드 성인 기증자 22명으로부터 혈액 샘플을 채취해 0.000508㎜ 크기 입자를 분석했다.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타이렌(PS),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 5가지 플라스틱을 테스트했으며, 이 중 77.2%인 17명에게서 혈중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픽사베이 자료사진.
50%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함유하고 있었고, 36%가량에선 폴리스티렌(PS)이 확인됐다.
23%에선 폴리에틸렌(PE)이, 표본 한 개(5%)에선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이 발견됐다. 폴리프로필렌(PP)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혈액 샘플에선 동시에 최대 세 종류의 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뇌, 내장, 태아 태반, 성인 및 유아 배설물에서 발견된 사례는 있었지만, 혈액 샘플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저자이자 생태 독성학자인 딕 베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에 고분자 입자가 있다는 첫 징후”라며 “획기적인 결과다”라고 말했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다. 다만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이 동물에게 장 염증, 내장 미생물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인간에겐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혈액 샘플을 채취하기 직전 플라스틱에 노출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샘플 채취 전 사용한 플라스틱 커피잔 때문에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츠머스대 선임 연구원인 페이 쿠시로 박사는 혈액 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측정하려던 이전 시도에서 샘플이 공기 중의 플라스틱이나 장비에서 나온 플라스틱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자료사진.
하지만 국립해양학센터의 오염 전문가 앨리스 호턴 박사는 “샘플 수가 적고 낮은 농도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된 분석 방법은 매우 확고하다”며 “이러한 데이터는 혈액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의 존재를 명백하게 입증한다”고 말했다.
베탁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걱정하는 대중은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건물 안에서 더 높은 경향이 있는 만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거나 플라스틱과 음식 접촉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