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 체중 감량하면 간 섬유화도 개선 가능
미국 성인 10명 중 거의 4명이 지방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간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들은 최근까지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 당뇨병 또는 고지혈증을 관리하라는 처방을 내는데 그쳐왔다.
그러나 네이처 메디슨 저널에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행된 지방간염(MASH) 또는 간경화 환자의 합병증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켜졌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MASH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가 비만이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량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15년이 지났을 때 받지 않은 비만 환자들에 비해 간암 등 주요 합병증 발생이 72% 적었다.
MASH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시작되며 염증과 섬유화로 이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큰 폭의 체중 감량으로 섬유화를 되돌릴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인식과 크게 다른 발견이다.
미 워싱턴대 소화기내과 로토냐 키 과장은 “간경화를 사형선고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은 MASH로 인한 간경화를 앓고 있으며 체질량지수가 30을 넘는 비만 성인 168명에 대해 조사했다.
주요 합병증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간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와 받지 않은 환자의 15년 뒤 주요 간 부작용 발생률이 21%와 46%로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주요 부작용은 복수, 뇌에 독소가 축적돼 발생하는 혼란, 식도 정맥 출혈, 간암 등이다.
논문 주저자인 알리 아미니안 클리블랜드 클리닉 비만 및 대사 연구소 소장은 큰 폭의 체중 감량이 MASH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위중한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의미가 크다고 밝히면서 체중 감량 약물이 간경화에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몇 달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은 MASH 간 염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12월 발표된 세마글루타이드(당뇨주사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주 성분)에 대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주사제 복용 환자의 63%에서 MASH가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 복용 환자는 34%만이 MASH에서 벗어났다. 또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환자는 간 섬유화 단계(0~4단계)가 한 단계 이상 개선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