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여러 연구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 생수를 마시면 장암, 뇌 손상, 불임 등과 관련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의 유통기한은 보통 18개월에서 2년으로 표시되지만, 이는 물이 아닌 플라스틱 병 자체의 품질 유지 기간을 의미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약 2마이크로미터(0.002㎜)에 불과한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유통기한이 지나면 병 안으로 스며들 수 있다.
특히 플라스틱 병이 고온, 직사광선, 강한 냄새의 화학물질 근처에 보관되면 분해 속도가 빨라져 물이 오염될 가능성이 커진다.
페트 플라스틱은 투과성 소재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소량의 물이 증발하고, 그 틈으로 외부 오염물질이 침투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담수 플라스틱 오염을 연구하는 셰리 메이슨 박사는 “플라스틱은 환경 속 합성 화학물질을 인체로 운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일부는 암, 정자 수 감소, ADHD, 자폐 등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폐, 태반, 모유, 혈액 등 인체 여러 조직에서 발견된 바 있다.
캐나다 콘코디아대 사라 사제디 박사 연구진은 “생수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보다 연간 약 90만 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라고 분석했다.
사제디 박사는 또 “미세플라스틱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고, 흡입 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러한 만성적 건강 위험은 나노·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크리스티안 파허-도이치 박사 연구진 역시 “미세플라스틱은 장내 미생물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그중 일부 변화는 우울증과 장암 패턴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