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제1선발 출격이 아닌 2선발로 출격한다.
토론토는 16일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주말 3연전으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토론토는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경기의 제1선발로 로비 레이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요일 2번째 경기에는 류현진이 나선다.
팀의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토론토는 매번 류현진의 호투때마다 팀 SNS에 ‘우리의 에이스’라느니, ‘에이스의 품격’이라느니 간지러운 온갖 표현을 다 해놓고, 결국 후반기 에이스로는 로비 레이를 선택한 것이다.
성적면에서 로비 레이와 류현진은 비슷하다.
레이는 전반기 17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 선발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성적은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전반기 후반 부진했던 류현진과 비교해 조금 나았던 레이를 토론토를 1선발로
선택한 것이다.
레이는 2014년 메이저리그 애리노자에서 데뷔해 2017년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그 해에만 반짝 빛났고, 나머지 해는 그저 그런 평범한 투수였다.
지난해 2020년 시즌 부터 토론토에 합류한 레이는 역시 합류 첫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4.79에 그치면서 잘못 데려왔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었다.
하지만 2021시즌 제구력을 잡으면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제구력과 동반된 95마일짜리 직구가 타자들에게 먹히면서 전반기 7승이나(?)거두는 투수로 거듭난 것이다.
토론토 지역 언론들도 벌써부터 레이 찬사를 쏟아내면서 에이스라고 부추기고 있는 모양세다.
레이는 2020년 토론토와 1년 계약 후 2021년 역시 1년 800만 달러 재계약에 합의한 바 있다.
제구력이 오락가락하는 류현진에 대해 ‘4년 8천만달러 계약이 아쉬울 수 있다’는 기사가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토론토 지역의 한계다.
에이스라고, 토론토를 구해줄 선수가 왔다고 그 난리를 치던 토론토 지역 언론이 레이라는 선수의 깜짝, 반짝 활약에 고무돼 원래의 에이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원래 잘하는 팀에는 에이스가 보통 2~3명이 포진돼 있다. 그러나 토론토는 한명의 에이스만 필요한 듯 한사람 편들기에 익숙한 모양세다.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 상하지만 일단 잘하는 수 밖에 없다.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서부터 다시 잘 던지는 수 밖에 없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직 승수를 챙기지 못한 텍사스를 상대로 호투하고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한다. 다행히 후반기 첫 상대가 역대 최약체라고 불리는 텍사스다.
후반기 토론토의 에이스 싸움이 시작됐다.
<이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