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7일 미네소타전에서도 2이닝 5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류현진의 문제는 올시즌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점에 한계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일단 자신의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이 좀처럼 타자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 유인구에도 속지 않고, 타자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공략하고 있다.
시즌 초반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자 구속을 끌어올려 경기를 풀어나갔던 류현진은 최근 몇경기에서 그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경기에서 구속도 뚝 떨어져 이날 경기에서도 평균 구속은 90마일이었다. 류현진의 대부분의 호투했던 경기들은 92마일 이상의 구속이 뒷받침 됐던 경기들이 많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체인지업과 항상 동반돼 왔던 제구력의 실종이 더 큰 문제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현혹하기 위해서는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뒷받침되야 한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전매특허 같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사이에서,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 탑5안에 들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제구력이 동반되야 효과가 극대화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최근 제구력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최근 두 경기에서 4.1이닝을 던지면서 13안타 12실점을 하고 있다. 배팅볼 수준의 투수라는 혹평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4,1이닝동안 홈런을 4개나 얻어맞았다. 그것도 이번 시즌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는 볼티모어와 미네소타를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충격은 배가 됐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와일드카드 3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물론 충분히 재역전해 와일드카드 순위 1,2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지만 류현진의 부진은 토론토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닷 컴에서도 ‘갑자기 류현진은 팀의 골칫거리가 됐다’고 평하면서 ‘지난시즌 사이영상 투표 3위를 기록했던 선수가 갑자기 신뢰도가 뚝 떨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토론토 지역 언론에서도 최소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라며 부진함을 지적했다. ‘8월 이후 9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평균 자책점이 7.21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공이 계속 가운데로 몰리고 있다”라고 말하고, “제구력을 찾으면 나아질 것”이라며 일단 팀의 선발투수를 보호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조기 강판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갔던 감독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류현진 스스로도 그렇고, 몬토요 감독도 그렇고, 류현진은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현재, 토론토의 투수 운영 스케줄대로라면 류현진은 오는 22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일정이다. 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매직넘버를 매일 줄이고 있는 탬파베이를 상대로 또 어려운, 집중해야 하는 경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
토론토는 극단의 선택으로 류현진의 선발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양키스와 보스턴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최근 부진한 류현진을 또 믿고 내보낼 여유가 없는 것이다.
류현진은 늘 부진한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는 “다음에 잘하겠다”라고 했고, 그 다짐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좀처럼 류현진 스스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토론토 지역지는 “팀의 에이스로 출발한 류현진은 시즌 후반기에 팀의 5선발 역할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혹평했다.
류현진은 과연 다음 등판에서, 그리고 시즌 마무리를 하면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제구력을 찾는게 급선무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