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경쟁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손흥민(토트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파전으로 좁혀졌다.
손흥민은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레스터시티와의 2021~2022시즌 EPL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8, 19호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호날두(18골)를 따돌리고 득점 2위에 오르며 선두인 모하메드 살라(22골)를 3골 차로 추격했다.
자신의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이자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기록한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인 17골을 넘어선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 몰아치기를 이어간다면 EPL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선수 득점왕 등극도 결코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페널티킥을 제외한 필드골만으로 득점 순위 정하면 손흥민이 1위다. 19골이 모두 필드골이다. 반면 살라는 페널티킥으로 5골을 추가했다.
살라가 여전히 득점왕 경쟁에서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손흥민, 호날두와 비교해 득점이 주춤하다.
지난 6경기에서 2골밖에 넣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맨유전 멀티골을 빼면 나머지 5경기에선 골이 없다. 여기에 정규리그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등 여러 대회를 소화하고 있는 점도 살라에겐 마이너스 요소다.
객관적인 일정은 살라가 조금 유리하다. 토트넘전을 제외하면 11일 아스톤빌라(원정), 18일 사우샘프턴(원정), 23일 울버햄튼(홈)과 경기는 리버풀이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토트넘은 13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홈)가 남았고, 강등권 싸움 중인 번리와 15일(홈) 만나는 등 까다로운 경기가 남아 있다.
다만 살라가 빡빡한 대회 일정 속에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반면, 손흥민은 시즌 막바지 몰아치기를 자주 선보이면서 남은 4경기에서 뒤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살라는 2017~2018시즌 32골로 처음 EPL 득점왕에 올랐었다. 그리고 2018~2019시즌에도 22골로 두 시즌 연속 최고 골잡이에 등극했다. 2020~2021시즌엔 손흥민의 동료인 해리 케인(23골)에 1골 차로 뒤져 득점왕을 놓쳤었다.
가장 불리한 건 호날두다. 지난 3일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포함해 4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호날두는 리그 18골을 기록해 손흥민을 1골 차로 추격했으나, 남은 정규리그가 단 2경기뿐이다.
맨유는 8일 브라이튼과 원정 경기를 치르고 보름 가까이 쉰 뒤 23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호날두 역시 이번 시즌 해트트릭을 포함해 멀티골을 넣는 경우가 자주 있으나, 남은 경기 수가 절반인 상황에서 4골을 앞서는 살라를 넘어서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12년 만에 친정팀 맨유로 돌아온 호날두는 2007~2008시즌 31골로 EPL 득점왕에 오른 적이 있다.
손흥민이 역전 득점왕에 등극하면 세계 최고 축구리그로 꼽히는 EPL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최고 골잡이에 오르는 대기록을 남기게 된다.
아시아 선수가 EPL은 물론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득점왕에 오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손흥민도 득점왕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레스터전을 마친 뒤 “기회가 오면 골을 넣으려고 한다. 득점왕은 항상 나의 꿈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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