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가 지난 트레이드 기간에 오타니를 트레이드 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었나?
LA 에인절스의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가 구단 매각을 발표했다.
에인절스를 메이저리그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모레노 구단주는 2003년 에인절스가 2002년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직후 사들였다. 당시 2002년 에인절스는 월드시리즈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모레노 구단주에게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었다.
당시 모레노 구단주는 1억 8350만달러에 에인절스를 매입했다.
이후 모레노 구단주는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두번째 세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약속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문제는 그 투자가 모두 먹튀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에인절스 암흑기의 장기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3년부터 에인절스가 영입했던 최악의 먹튀들을 보면 조쉬 해밀턴, 게리 매튜스 주니어, 알버트 푸홀스, 버논 웰스, 저스틴 업튼, 앤서니 렌든까지 모두가 다 큰 기대를 안고 에인절스가 영입했지만 모두가 다 큰 부진에 빠졌다. 사실상 모두가 먹튀였다.
대대적은 투자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면서 탈 시골(?)을 외치며 애너하임 에인절스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로 이름을 바꿨지만 애너하임 시의 반발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이라는 희한한 팀 이름이 정식 명칭이 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라는 대도시를 등에 업고 대규모 투자로 큰 수익을 기대했던 모레노 구단주의 꿈은 먹튀들의 부진과 성적 추락으로 빛도 보지 못하고 20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20년 만에 구단 가치는 20배 상승하기는 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마이크 트라웃과, 100년만에 메이저리그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등 메이저리그에 파괴력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져 성적보다는 티켓 판매에 큰 기대를 해야 하는 구단의 악순환이 수익창출을 가로막았다.
모레노 구단주가 구단을 매입할 당시 티켓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그 약속을 20년간 지키느라 에인절스는 수익이 늘 제자리였다. 다른 29개 구단이 티켓 가격을 크게 올리는 와중에도 에인절스는 요지부동하면서 팬들에게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문제는 에인절스 팬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
모레노 구단주는 23일 성명을 통해 “20 시즌동안 에인절스 구단주로서 지냈던 시간은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말하고, “가족과 많은 논의끝에 지금이 내려놓을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애리조나에서 태어난 모레노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백인이 아닌 히스패닉 구단주였다.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20억 달러이상 에서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인절스는 2019년 마이크 트라웃과 12년 4억2650만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현재 에인절스의 구단 가치는 22억 달러다. 여기에 트라웃과 오타니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라는 인센티브가 붙는다. 이 때문에 지난 트레이드 기간동안 많은 팀들이 원했던 오타니의 트레이드를 그렇게 반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에인절스 팬들은 어차피 모레노 구단주가 내려놓기로 한 마당에 적극적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구단주가 매입하기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또 적극적인 구단주를 만나게 되면 대규모 투자로 오타니도 장기계약으로 잡을 수 있고 대대적인 선수층 보강으로 성적에 대한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메츠의 케이스가 되기를 에인절스 팬들은 원하고 있다.
하지만 데릭 지터(전 마이애미 구단주) 같은 팀 전체적인 리빌딩을 추진하기 위해 매입하는 구단주라면 오타니는 물론이고, 트라웃도 트레이드 등을 통해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에인절스 마이너 구단에 메이저리그급 선수들이 많지 않다는 점은 리빌딩의 걸림돌이다. 트라웃 한 명과 유망주 3~4명을 받고, 오타니 한 명과 유망주 3~4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구단주의 매각 소식을 접한 에인절스는 이날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1-11로 대패했다. 위안이 있다면 팀의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의 자신의 통산 1500번째 안타를 솔로 홈런으로 터뜨렸다는 점. 이날 유일한 에인절스의 득점이었다. 구단주의 매각 소식을 반기는 것일까?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