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출루하면 곧 득점으로 연결된다. 샌디에이고의 승리 공식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김하성은 19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2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 5회 말 빅이닝을 만드는 물꼬를 트는 안타를 때린 뒤 홈까지 밟았다.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필라델피아 선발투수 애런 놀라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낸 뒤 오스틴 놀라의 안타 때 홈까지 파고드는 주력까지 자랑했다. 오스틴 놀라의 안타가 단타였음에도 김하성은 빠른 발로 1루에서 홈까지 달려들며 경기 흐름을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하성은 뉴욕 메츠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3경기, LA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 4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 9경기 출전했지만 안타는 단 6개에 불과하다. 볼넷 5개를 얻긴 했지만 타율은 0.188에 그친다.
그러나 김하성을 타율로만 평가한다면 큰코를 다친다. 김하성의 출루는 곧 득점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11번의 출루를 하면서 무려 8득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모든 팀 선수들 중에서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다. 하퍼가 홈런 4개를 포함해 안타 13개를 때리며 타율 0.419를 기록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김하성의 득점력은 2할도 되지 않는 타율 그 이상이다.
또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깼다. 그동안 최다 득점 기록은 토니 그린이 1984년에 세운 7득점이었으나 디비전 시리즈 2차전을 통해 이를 넘어섰다.
무엇보다도 김하성이 출루한 뒤 득점하는 것이 샌디에이고 승리 방정식의 일부라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특히 선두타자로 나서 출루할 경우 샌디에이고가 대량 득점하거나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는 경우가 많았다.
첫 단추가 뉴욕 메츠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이었다. 3-0으로 앞선 5회 초에 김하성이 안타를 때리고 나간 뒤 오스틴 놀라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 기회에서 주릭슨 프로파가 3점 홈런을 때리면서 샌디에이고가 단숨에 6-0으로 달아났다. 이후 매니 마차도까지 홈런을 터뜨리며 5회 초에만 4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LA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 2차전도 마찬가지. 전날 1차전을 내줬던 샌디에이고는 2회 말까지 1-2로 뒤졌지만 3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이 안타로 물꼬를 튼 뒤 후안 소토의 안타와 마차도의 2루타로 2-2 균형을 맞췄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1루수 앞 땅볼 때는 소토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고 후반에 다시 역전시키는 반격의 발판이 됐다.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는 김하성이 선두 타자는 아니었으나 놀라의 적시타로 1-3으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옌시 알몬테를 상대로 3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타점까지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7회 말에는 5득점을 올리며 5-3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미 수비에 있어서는 흠잡을 구석이 없기 때문에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의 공격 물꼬까지 터주고 있는 것은 하나의 덤이다. 김하성이 계속 공격 첨병 역할을 해준다면 샌디에이고의 가을 야구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