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올해 첫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등판에서 최고 시속 98마일의 공을 뿌렸다.
오타니는 지난 달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23 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볼넷 2개만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진은 2개를 솎아냈다.
오타니는 앞서 두 차례 시범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타자로만 나서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등판하면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실전을 치른 오타니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합류를 위해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등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던졌다”며 “두 번째 이닝에서 공 1개 정도는 시속 100마일이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98마일까지 나왔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순조롭게 훈련을 이어왔고, 오늘까지 컨디션이 좋았다. 대표팀에도 좋은 보고서를 보냈다”며 “순조롭게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스스로 컨디션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오타니와 후지나미 신타로(29·오클랜드)의 선발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2022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와 1년, 325만달러에 계약한 후지나미는 이날 빅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오타니와 후지나미가 선발 투수로 맞대결한 것은 2014년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이후 9년 만이다.
오타니와 후지나미는 이날 경기 전 서로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후지나미는 2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3개를 솎아냈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6마일을 찍었다.
안타 1개만 내주고 1회초를 마친 후지나미는 2회초 볼넷 3개를 연달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애런 화이트필드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리반 소토에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등판을 마친 후 “MLB 첫 등판을 완수했다. 침착하게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투구는 60점을 주고 싶다. 2회에는 욕심이 나서 제구가 흔들렸지만, 막아냈다. 확실히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타자로는 뛰지 않은 오타니는 “내가 타석에서 후지나미의 공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공을 던졌는지 평가하기는 힘들다”며 “정규시즌 때는 타석에서 후지나미와 대결할 수 있다. 그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