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부상을 딛고 화려하게 재기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년 만에 ‘투수들의 무덤’으로 향한다.
류현진은 1일 오후 5시40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지는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토론토는 1~3일 콜로라도, 4~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차례로 맞붙는다. 서부 원정 6연전의 첫 판에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이 쿠어스필드를 찾는 것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8월 1일 이후 약 4년 1개월 만이다. 2020년 토론토 이적 후에는 처음으로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선다.
해발고도 1600m 고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공기 저항이 적어 장타가 많이 나온다. 쿠어스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6차례 선발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에 그쳤다. 특히 26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8방이나 허용했다.
다만 가장 최근 쿠어스필드 등판에서는 좋은 기억을 남겼다. 6이닝 동안 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3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14개월 만에 복귀한 류현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1홈런) 4실점하고 패전을 떠안았지만,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타구에 맞기 전까지 4이닝 노히트를 이어갔다.
같은 달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복귀 후 첫 승을 챙긴 류현진은 21일 신시내티 레즈전(5이닝 2실점 비자책), 27일 클리블랜드전(5이닝 3실점 2자책)에서 연달아 승리를 따내 3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은 시속 100㎞대의 느린 커브와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승승장구 하고 있다.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88.5마일(약 142㎞)에 불과한데도 강속구가 만연한 MLB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다만 느린 직구나 커브는 자칫하면 장타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에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이 제구에 한층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이 상대한 콜로라도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약체다. 49승 84패로 서부지구 최하위일 뿐 아니라 리그 최하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홈구장 이점 덕에 타격 지표는 나쁘지 않다. 콜로라도는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 30개 구단 중 21위에 올라있다.
콜로라도 타선에서는 팀 내 OPS(0.790), 홈런(22개) 1위를 달리는 라이언 맥마흔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선발 맞대결도 흥미롭다. 콜로라도 선발은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이다.
2020년 두산에서 뛰었던 플렉센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 탓에 7월 초 방출됐다. 콜로라도에 새 둥지를 튼 플렉센은 올 시즌 빅리그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