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4일 “외야수 이정후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4억원) 규모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2027시즌 뒤에는 옵트아웃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2023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도전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사실은 지난 13일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정후는 이날 사실상 마지막 절차인 신체검사를 받았고, 무난히 통과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도 계약을 공식화했다.
구단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 한국어로 “이정후 선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총액은 1억1300만 달러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012년 12월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할 때 세운 종전 기록인 6년 36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인 빅리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범위를 넓혀도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추신수(현 SSG 랜더스)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포스팅을 거친 아시아 야수 중 최고액이기도 하다. 요시다 마사타카가 2022년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총액 9000만 달러(약 1187억원)에 계약한 것이 종전 최고액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계약 세부 내용도 공개했다.
계약 기간 4년이 지난 뒤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은 이미 알려졌던 사실이다.
이정후는 일단 사이닝 보너스(계약금)로 500만 달러(약 64억원)를 수령한다.
데뷔 시즌인 내년에는 700만 달러(약 90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2025시즌 연봉은 1600만 달러(약 207억원)다. 2026시즌과 2027시즌 연봉은 각각 2200만 달러(약 285억원)다.
이정후가 옵트아웃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2028시즌과 2029시즌 각각 2050만 달러(약 265억원)의 연봉을 받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게 된다.
또 이정후는 ‘자이언츠 커뮤니티 펀드’에 2024시즌 6만 달러, 2025시즌 8만 달러, 2026시즌과 2027시즌 11만 달러, 2028시즌과 2029시즌 10만2500달러를 기부한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계약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정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61의 성적을 거뒀다.
프로 데뷔 첫해인 2017년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021년 타율 0.360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타율(0.349)·타점(113개)·안타(193개)·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을 석권하고 타격 5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2022시즌 뒤 MVP를 수상하고 MLB 진출 도전을 공식화한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친 직후 포스팅 시스템에 나섰다.
이정후를 향한 뜨거운 영입전이 벌어졌고, 샌프란시스코가 승자가 됐다. 올해 10월 피트 퍼텔러 단장이 직접 고척을 찾는 등 정성을 쏟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붙잡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