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며 환히 웃었다.
임애지는 2일 오전 4시4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54㎏급 8강전에서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를 상대로 3-2(30-27 30-27 28-29 29-28 28-29) 판정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을 놓고 격돌하는 3·4위전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이에 임애지는 다음 경기를 치르기 전에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복싱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지난 2012 런던 대회에서 한순철이 획득한 은메달이 마지막이다. 임애지는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또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임애지의 한국 복싱 올림픽 최초의 기록 작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자 복싱은 2012 런던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한국은 런던에 이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임애지는 지난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대회에서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16강에서 탈락했지만, 한국 여자 복싱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99년생으로 165㎝의 피지컬을 가진 임애지는 소위 떡잎부터 달랐던 선수다.
화순중, 전남기술과학고를 거쳐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다.
특히 지난 2017년 세계여자유스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를 꾸준하게 나서며 경험도 꾸준하게 쌓았다.
그리고 이번 파리 대회 16강에서 브라질의 타티아나 레지나 지 헤수스 샤가스에 4-1로 판정승을 거두면서 개인 커리어 처음이자,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올림픽 승리를 장식했다.
앞서 한국 여자 복싱 간판 선수인 오연지(울산시체육회)가 60㎏급 32강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임애지가 희망으로 떠올랐다.
임애지는 기대에 부응하듯, 이번 8강에서 카스타네다까지 꺾으면서 한국 여자 복싱의 한 획을 그었다.
이제 시선은 사상 첫 금으로 향한다.
임애지는 오는 4일 오후 11시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 준결승전을 치른다.
아크바시까지 누르면 9일 오전 5시51분 방철미(북한)-창위안(중국)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