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전설’ 빌리 진 킹(81·미국)이 여자 스포츠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의회 황금 훈장을 받는다.
ESPN은 18일 “(킹의 황금 훈장 수여를 허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 황금 훈장은 미국 의회가 민간인에게 주는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대통령 자유 훈장과 같은 권위를 갖는다.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 수여하는 대통령 자유 훈장과 달리 의회를 통해 수상자를 정한다.
킹에게 황금 훈장을 수여하는 합의안은 상원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킹은 현역 시절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12차례 우승했고, 이 중 6번을 윔블던에서 해냈다.
아울러 국가 대항전인 페드컵에서 선수로 7번, 감독으로 4번 우승을 경험했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US오픈이 열리는 경기장 이름은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다. 페드컵으로 불리던 여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은 2020년부터 빌리 진 킹 컵으로 이름을 바꿨다.
여성의 권리 신장에도 힘썼다.
1973년 미국 남자 선수인 보비 리그스와 벌인 ‘성 대결(Battle of the Sexes)’은 전 세계 9000만명이 시청했다. 역대 테니스 사상 최다 시청자 기록이다.
킹에게 황금 훈장을 수여하는 법안은 해당 성 대결 50주년을 맞아 지난해 9월 발의됐다.
민주당 미키 셰릴 하원 의원은 “킹의 평생에 걸친 여권 옹호 노력은 코트와 교실, 직장에서 여성들의 환경을 바꿨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전했다.
미국 의회 황금 훈장을 받은 스포츠 선수는 재키 로빈슨, 로베르토 클레멘테(이상 야구),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이상 골프), 제시 오언스(육상) 등이 있다.
여자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미국 의회 황금 훈장을 받는 것은 킹이 처음이다.
미국 선수단이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이 훈장을 받았을 때 여자 선수들이 단체 자격으로 수상한 적은 있다.
킹은 2009년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