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 스즈키 이치로(52)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단 한 표 차로 만장일치에는 실패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1일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헌액자는 이치로와 왼손 투수 CC 사바시아, 구원 투수 빌리 와그너 등 3명이다.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도전 첫해 만에, 와그너는 마지막 기회인 10번째 도전 만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 입회가 예견됐던 이치로는 전체 394표 중 393표를 획득했다. 입성 기준인 75%의 득표율을 훌쩍 넘어 99.746%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단 한 표를 더 얻지 못해 만장일치를 이뤄내진 못했다.
MLB 역사상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회는 딱 한 차례 있었다.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가 득표율 100%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리베라는 현역 시절 652세이브를 올려 MLB 통산 세이브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듬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데릭 지터는 전체 397표 중 단 한 표를 획득하지 못해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빅리그에 입성한 이치로는 데뷔 시즌부터 MLB를 휩쓸었다. 그해 타율 0.350, 242안타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를 올리고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데뷔 시즌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고, 골드글러브를 받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9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2653경기를 뛰고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만장일치까지 닿진 못했지만 아시아 출신 최초 명예의 전당 헌액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사바시아는 342표를 얻어 득표율 86.8%로 명예의 전당 영광을 안았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MLB 마운드를 누빈 그는 통산 561경기 3577⅓이닝 251승 161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MLB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앞선 9차례 투표에서 쓴맛을 봤던 와그너는 올해 325표를 받아 득표율 82.5%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그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MLB에서 활약하며 853경기 903이닝 47승 40패 4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을 마크했다.
MLB닷컴은 “와그너는 명예의 전당에 선출된 9번째 마무리 투수”라고 소개했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MLB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로 은퇴 후 5년이 지나야 한다.
헌액은 BBWAA 투표로 결정되고, 득표율 75%를 넘어야 한다.
5%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거나 후보에 오른 지 10년이 지나면 후보에서 탈락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