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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이 아시안게임 리빙 레전드로 거듭났다.
최민정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에서 1분29초63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최민정은 혼성 계주 2000m, 여자 500m에 이어 이날 10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 선수단 대회 첫 3관왕을 기록했다.
1990 삿포로 대회 김기훈, 1996 하얼빈 대회 채지훈, 2003 아오모리 대회 안현수(빅토르 안) 이후 4번째 3관왕으로, 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최초의 동계 아시안게임 3관왕이 됐다.
또 최민정은 2017 삿포로 대회(1500m·여자 3000m계주) 성적까지 더해 역대 아시안게임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대업을 달성했다.
비록 이번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4위에 그치면서 한국 쇼트트랙 최초 아시안게임 4관왕에는 실패했으나, 이미 충분한 기록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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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지난 8일 김길리(성남시청), 박지원, 김태성(이상 서울시청)과 합작해 혼성 계주 2000m 정상에 오르며 이번 대회 첫 메달을 획득했다.
혼성 계주 종목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펼쳐졌는데, 최민정은 한국이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데 기여하면서 역사를 썼다.
이어진 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동계 아시안게임 500m 최고 성적은 1999년 강원 대회 최민경의 은메달이었다.
이 종목에서는 한국의 라이벌이자 쇼트트랙 강국인 중국 선수들이 1990년 삿포로 대회부터 2017년 삿포로 대회까지 7회 연속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전성기를 구가하는 최민정이 중국의 금빛 레이스에 제동을 걸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 이름을 새겼다.
최민정의 히스토리 메이킹은 계속됐다.
여자 500m 예선에서도 43초321을 기록하면서 중국의 판커신이 2017 삿포로 대회 때 세웠던 43초371(결승에선 42초885)의 아시안게임 기록을 8년 만에 새로 썼던 그는 여자 1000m 준결승전에서 1분29초835의 기록으로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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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가 2017 삿포로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아시안게임 기록(1분30초376)을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상승세를 그린 최민정은 다음 경기에서 대회 기록을 재차 새로 썼다.
이어진 결승전에서 1분29초63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과 대회 신기록을 함께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만 아시안게임 기록을 총 4번 새로 썼다.
최고의 활약을 보인 최민정은 경기가 끝난 후 “성장하게 돼 너무 기쁘고 응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며 대회를 총평했다.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을 바라보는 최민정이다.
당장 1년 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펼쳐진다.
최민정은 “아시안게임은 사실은 밀라노를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며 “밀라노 때까지 내가 계획한 부분을 차근차근 이루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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