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의 거친 산타아나 바람이 잠잠해진 빅 A 스타디움. 1차전 아쉬운 패배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LA 에인절스는 4월 4일 토요일 밤 홈 2차전에서 시애틀 마리너스를 1-0으로 완파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우익수 조 아델이었다. 그는 무려 세 개의 홈런을 연속으로 빼앗는 전무후무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빅 A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사전 인터뷰에서는 1차전 브라이언 우의 투구 내용이 다시 언급되었으며, 삼진율, 타선 구성, 신임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포수 시절과 현재 감독직을 비교하는 질문에 스즈키 감독은 인상적인 답변을 남겼다. “투수진에만 전념하던 포수 시절보다는 전체 게임을 운영하는 지금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공격, 수비, 주루까지 — 오늘 어떻게 이길까를 항상 생각하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경기는 1회부터 에인절스가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유격수 잭 네토가 마리너스 선발 에머슨 행콕의 투구를 받아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선제점을 뽑아냈다. 결국 이 한 점이 오늘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자 승리의 점수가 됐다. 시즌 초반 타선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에인절스였지만, 네토만큼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1회 마운드에 오른 잭 코하노위츠는 지난 첫 등판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내는 호투를 펼쳤다. 주무기인 97마일의 날카로운 싱커에 더해 98마일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까지. 5이닝 2/3 동안 86구를 던지며 7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암 앵글을 높이면서 체인지업의 낙차가 몇 인치 더 늘어난 것이 오늘 최대의 무기였다. “저한테 인터뷰하러 오지 마시고 조한테 가세요. 한 게임에서 홈런 세 개를 잡는다니, 솔직히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스즈키 감독도 코하노위츠를 극찬했다. “잭은 첫 등판 후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어요. 정신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매일 노력했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걸 보니 정말 기쁩니다.”


이날 경기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마운드가 아닌 우익수 수비에서 나왔다. 조 아델은 마리너스 타자들이 넘긴 홈런 타구 세 개를 모두 잡아내는 전설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 게임에서 홈런 두 개를 빼앗는 것도 극히 드문 일인데, 세 개를 연속으로 잡아낸 것은 야구 역사에서도 거의 전례를 찾기 어려운 기록이다. “첫 번째 캐치 후 우리 모두 정말 흥분했어요. 두 번째가 나왔을 때 내 루트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왔죠. 세 번째는 그냥 집중력이었습니다.” 세 개 중 가장 어려운 캐치를 묻는 질문에 아델은 주저 없이 마지막 캐치를 꼽았다. “확실히 마지막 거였어요. 글러브 사이드로 코너까지 달려가서 팬들 속에 뛰어들었으니까요. 비디오 판독 때는 머릿속으로 규칙을 되짚어봤는데, 공을 잡는 순간 이미 완전히 제어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팬들이 글러브를 치켜들길래 저도 따라 한 거예요!”

골드글러브 9회 수상자 토리 헌터는 클럽하우스에서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게임에서 홈런 세 개를 잡는다고요? 절대로, 절대로 없는 일이에요. 내 평생 본 최고의 수비 경기였습니다. 영화 장면 같았어요. 그가 팬석에서 사라졌다가 글러브를 치켜들고 나타났을 때 — 저는 거의 까무러칠 뻔했어요. 저 50살인데!” “조는 3년 전에 스스로 수비를 고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리고 정말 매일 노력했습니다. 저는 항상 홈런을 빼앗는 게 홈런을 치는 것보다 낫다고 했어요. 오늘 한 경기에서 세 개를 빼앗는 선수를 직접 봤습니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환한 미소로 등장한 커트 스즈키 감독은 조 아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조는 제가 함께한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노력, 디테일에 대한 집중, 매일 발전하려는 열망 — 오늘 같은 장면은 다시 보기 힘들 거예요.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지켜봤기에, 오늘 그 결과를 보는 건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불펜 마무리를 이끈 체이스 실세스에 대해서도 신뢰를 표했다. “실세한테 항상 농담처럼 묻거든요, 겁나냐고. 그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요. 항상. 그 멘탈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경기 종료 후 빅 A 스타디움의 전광판에는 ‘LIGHT UP THE HALO’가 빛났고, 외야 암벽에서는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팬들의 환호 속에 에인절스는 마리너스와의 시리즈를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며, 내일 3차전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늘 밤 빅 A 스타디움에서 목격한 조 아델의 세 번의 홈런 강탈은,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하룻밤으로 기억될 것이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