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9일(현지시각)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우주의 나이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윌로우(Willow)라는 반도체를 갖춘 양자컴퓨터가 10셉틸리언(1 셉틸리언은 10의 24승)의 시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안에 해낸다고 밝혔다.
양자 물리학을 토대로 한 양자 컴퓨터는 아직 실험수준의 기술이다. 그러나 구글의 발표는 양자 컴퓨터 개발이 꾸준히 진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자 컴퓨터 기술이 완전히 성공하면 인류의 수많은 난제들에 대한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터 개발은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선두를 다투는 분야다.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등 대기업이 중심이 돼 개발하고 있고 중국은 정부가 152억 달러(약 22조 원)을 쏟아 부으며 개발하고 있다.
구글 양자 컴퓨터가 실험한 계산은 양자 컴퓨터의 발전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의학 등 현장에서 필요해 제기된 계산이 아니다.
양자 컴퓨터는 아직 실용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오류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구글 양자 컴퓨터는 계산 오류를 보정하는 기제를 갖고 있다.
9일 네이처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구글은 자사 양자 컴퓨터가 “오류 보정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 개발 등에 양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미 칼테크 존 프리스킬 이론 물리학자는 “수십 년 뒤일 수도 있으나 결국은 양자 컴퓨터가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컴퓨터는 이진법 부호(bit)로 저장되는 각종 정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에 비해 양자 컴퓨터는 원자보다 작은 양자의 단위(큐비트(qubit)를 근거로 계산을 수행한다. 1개의 양자가 동시에 2가지 물체인 것처럼 움직이는 과정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 1과 0으로 된 비트를 동시에 가진 큐비트를 만들 수 있다. 이 큐비트가 늘어나는 만큼 양자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자 컴퓨터 개발은 1980년대에 시작됐다. 초기에는 자기장에 빛 입자나 전하 소립자를 가두는 방식 등이 주로 사용됐다. 이후 IBM, 인텔 구글 등은 특정 금속을 극단적으로 냉각해 만든 “초전도체 큐비트” 방식을 개발해왔다.
구글이 성공했다고 발표한 계산은 현실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난수를 만들어내는 계산이다. 양자 컴퓨터는 아직 오류가 너무 심해 현실에 적용하기는 이른 단계다.
그러나 구글은 큐비트의 수를 늘림으로써 계산 오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양자 컴퓨터의 활용이 불가능을 넘어 시기의 문제일 뿐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