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가 2021년 1월 미 의사당 폭동 이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한 조치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에서 2450만 달러(약 343억 5390만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에 따르면 유튜브는 합의금 가운데 2200만 달러(약 308억 4840만 원)를 트럼프 측이 지정한 비영리단체인 ‘내셔널 몰 신탁’에 지급한다. 이 단체는 내셔널 몰의 복원·보존·격상을 목표로 하며, 백악관 내 신축 예정인 국민 만찬장 건립을 지원한다. 나머지 250만 달러는 미국보수연맹(ACU) 등 공동 원고들에게 지급된다.
트럼프 측 변호인 존 P. 코일은 “트럼프의 재선이 합의를 이끌어낸 결정적 요인”이라며 “재선이 없었다면 소송은 1000년 동안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사당을 습격한 폭동 사건을 벌이자, 유튜브뿐 아니라 메타, X(옛 트위터) 등 주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트럼프의 게시물이 추가 폭력을 선동할 수 있다고 보고 계정을 정지했다.
이에 트럼프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이 플랫폼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권리가 있다”며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지적해왔다. 실제 2022년 연방법원은 X 소송을 기각했고, 메타와 유튜브 소송도 정지됐다.
그러나 올해 1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이전보다 훨씬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X CEO(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모두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으며, 이들 기업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검열”이라 비판했던 콘텐츠 규제를 완화했다.
아울러 메타는 올해 1월 트럼프와 2500만 달러(약 350억 5500만 원)에, X는 2월 약 1000만 달러(약 140억 2200만 원)에 각각 합의하면서 소송을 마무리했다. 이에 트럼프는 2023년 행정적으로 종결된 유튜브 소송을 재개했고, 이번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유튜브는 트럼프가 퇴임 직후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소송 중 마지막으로 합의에 도달한 빅테크 기업이 됐다.
한편 유튜브는 최근 2020년 대선 결과 등 허위 정보를 반복 게시해 제재됐던 일부 계정을 복원하겠다고 발표하며 “보수 성향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이들이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지고 시민 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