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여름철이 지나자, LA 수도전력국(LADWP) 고객들 사이에서 전기 및 수도 요금이 급등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생활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공과금마저 오르면서 일부 가정과 자영업자들은 큰 재정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웨스트 샌퍼넌도 밸리 지역 주민들은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 넥스트도어(Nextdoor)를 통해 요금 폭등에 대한 불만을 공유했다.
우드랜드 힐스에 거주하는 브루스 스콧은 최근 청구서가 이전보다 600달러나 더 나왔다며 충격을 전했다. 6월 11일부터 8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의 전기 및 수도 요금은 1,500달러에 달했으며, 그 전 청구서 금액은 926달러였다.
스콧은 “사용량이 그렇게 늘지 않았는데 요금이 50~60%나 오른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음에도 요금 인상 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수도 및 폐기물 관련 요금이 300달러로 치솟았다며 “하수도 요금이 100달러를 넘은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우드랜드 힐스 주민이자 아이스크림 가게 ‘Milk & Sugar Time’의 공동 운영자인 프레드 모세니도 “이번 전기요금이 935달러로 나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이전에는 822달러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수의 주민이 요금 인상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LADWP 최고재무책임자(CFO) 앤 산틸리는 “기본 요금 인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7월부터 에너지 비용 상승을 반영해 킬로와트시당 2.5센트의 전기료 인상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즉 기본요금은 동일하나 사용량에 따른 단가가 오른 셈이다.
산틸리는 “우리 청구서는 날씨에 크게 좌우된다”며 “지난 두 달간 8월과 9월이 이전보다 더 더웠다”고 말했다. 이어 “LADWP는 매년 연료비, 전력 구매, 설비 운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요금을 책정한다”며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예측하고 예산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정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전력 소비가 많은 기기로 냉장고, 에어컨, 수영장 펌프를 꼽으며 “LED 전구 사용이 요금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면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수영장이 있다면 펌프 가동 시간도 확인해야 한다”며 지난해 청구서와 비교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전기요금뿐만이 아니다. 쓰레기 요금 인상도 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오는 11월부터 LADWP 고객들은 더 많은 쓰레기 수거 요금을 부담하게 되며, LA 시의회는 단독주택 기준 쓰레기 수거 요금을 54% 인상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월 최대 55달러 이상이 청구될 수 있다.
하수도 요금은 이미 2024년 가을, 2025년 3월, 그리고 2025년 7월에 걸쳐 인상이 시행됐으며, 앞으로도 2028년 7월까지 매년 단계적 인상이 예정돼 있다.
LA 위생환경국의 토냐 셸튼은 “이 요금은 LA의 노후 하수 처리 시스템과 정수 시설을 보수하고 업그레이드해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소득이 낮은 가정을 위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며,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LADWP의 분할 납부 및 지원 제도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결국 언젠가는 모두 내야 할 돈”이라며 “전기요금 폭탄에 이어 쓰레기·하수도 요금까지 오르면 버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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