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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는 아침이면 물안개로 뒤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밤이면 조명과 달빛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월영교(月映橋)가 있다.
이곳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며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를 이전해 2003년 개통한 월영교는 달(月)이 비치는(映) 야경이 멋진 다리다.
조선시대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상징물 역할도 한다. 420년 동안 무덤 속에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빛을 보게 된 편지를 통해 알려진 ‘원이 엄마’ 이야기다.
편지는 남편의 병을 낫게 하려고 부인(원이엄마)이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로 신발(미투리)을 삼는 등 정성을 다했지만 끝내 31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정을 표현하고 있다.
월영교 곳곳에는 이응태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미투리 형상이 새겨졌고, 한가운데에는 ‘월영정’이라는 팔각정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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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양옆으로는 곡사분수를 설치해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월영교 주변 안동댐 풍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목책교,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병풍처럼 둘러친 산, 호반 둘레길을 잇는 조화로운 야간 경관조명이 만들어내는 낭만적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국보 법흥사지칠층전탑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재와 함께 시립박물관, 공예문화전시관, 예움터마을 등 주변의 풍부한 문화시설이 아름다운 월영교 야경과 한데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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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명소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매년 여름 월영교 일대에서는 문화재야행 ‘월영야행’이 열린다.
시 관계자는 “겨울잠에 들었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나고 봄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요즘, 슬프지만 애틋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월영교를 거닐며 소중한 추억을 쌓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