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내 아기 분유 부족 사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모유 수유율 하락 때문에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보건 전문가들 발언을 통해 코로나19 규제와 대유행으로 인한 혼란에 부모들이 아기들을 먹이는 방법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과 조제분유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전국적으로 나타난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당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가 나타난 상황에서 애보트사의 분유 ‘시밀락’이 영·유아 세균 감염 사례를 일으키면서 이어진 리콜 사태로 상황이 악화했다.
인구통계학 정보연구 책임자인 라이먼 스톤은 모유 수유의 감소로 인해 조제 분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 문제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모유 수유 전문가들은 “2020년 3월 코로나19 규제가 도입된 후 많은 새로운 산모들의 입원 기간이 짧아졌고, 젖이 나오거나 아기가 젖에 잘 붙기 전에 퇴원했다”고 말했다. 일부 유아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출생 후 어머니와의 접촉을 피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산모들이 모유 수유에 관한 도움을 받을 기회가 줄어들게 만들었다.
일부 수유 컨설턴트는 해고되거나 비필수 인력으로 전환됐고,신생아의 바이러스 노출 우려 때문에 둘라(산모에게 조언을 해 주는 여성)나 또래 지원 단체, 가족과 친구로부터 직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줄었다.
펜실베이니아대 주산간호학과 교수이자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간호사인 다이앤 스패츠는 “모유 수유를 원하는 부모들에게 강력한 지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직접적이고 개별적인 지원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산모의 젖을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인 생후 며칠 동안 많은 가정들이 문제 해결을 필요로 한다. 더 넓게 이야기하면 엄마가 모유를 먹이는 다른 부모들과 시간을 보낸다면 그는 그의 아이를 더 오래 돌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지난해 9월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아들 개빈을 조산한 니콜 스나이더의 사례를 공유했다.
스나이더는 개빈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2주 동안 2시간마다 모유를 퍼올리려고 애썼다. 당시 수유 컨설턴트가 도움을 주기 위해 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병원 방문이 금지됐었다.
스나이더는 스트레스와 고립감이 높아졌고 이 결과 하루에 내놓을 수 있는 모유량이 줄었다. 이에 모유 대신 분유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모유 수유 아기의 비율은 점차 늘다가 2020년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로 모유 수유 아기의 비율은 다시 증가했지만 전염병 발생 이전 수준까지 돌아오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소아과학회는 아기가 태어난 후 6개월 동안 모유 수유를 한 뒤 12개월 이상 될 때까지 모유 수유와 함께 보양 식품을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