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핵심 목표를 더욱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로켓 시스템과 군수품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우리는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싸울 수 있고 협상 테이블에서 강한 지위에 설 수 있도록 상당한 양의 무기와 탄약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강력한 야포와 정밀 로켓시스템, 레이더, 무인항공기(UAV), Mi-17 헬리콥터, 탄약 등 첨단무기가 계속 공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요 일간지에 기고문을 보내 해외 군사 지원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제공키로 한 정밀 로켓시스템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다연장로켓(MLRS)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영토에 떨어질 위험이 없는 신형 중거리 유도 다연장로켓(GMLRS)을 지원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화력 보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GMLRS는 기본 사거리는 70㎞에 불과하지만 M270 MLRS와 연계해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50㎞까지 연장된다.
CNN과 AP통신은 미국이 최대사거리 80㎞에 이르는 차량 탑재용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는 등 구체적 지원 무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장려하거나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단지 러시아에 고통을 주기 위해 전쟁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목표는 매우 단순하다”며 “추가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단을 갖춘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공여한 장거리 유도 무기가 공격용으로 사용, 러시아 영토에 떨어져 확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은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이 공여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은 방어용으로 간주돼 왔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프랑스 정상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중화기 지원은 현재 상황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원 중단을 경고했었다.
미 NBC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장거리 무기 시스템 지원 승인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지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공할 장거리 로켓 시스템의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공식 발표 형태를 통해 구체적인 시점과 종류, 물량 등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수주 내(within weeks)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 군의 훈련까지는 도착 후 최소 10일이 필요하다고 미 정부 관계자는 판단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