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이 임신중절(낙태), 총기 문제에서 연이어 보수 판결을 내리는 가운데,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 취임했다.
AP와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는 퇴임하는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커탄지 브라운 잭슨 신임 대법관이 공식 취임했다.
잭슨 대법관은 연방대법원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다. 지난 4월 미국 상원에서 찬성 53표 대 반대 47표로 인준안이 통과됐다. 6대 3으로 보수 우위가 된 대법관에서 향후 진보 진영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잭슨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준 브라이어 대법관도 기존 진보 진영으로, 이번 취임 이후에도 연방대법원 이념 분포는 보수 6대 진보 3으로 동일할 예정이다.
그는 취임식에서 전임자인 브라이어 대법관을 향해 “지난 20년 동안 내 개인적인 친구이자 멘토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그의 모범적인 봉사를 따라 나는 미국인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더힐은 “51세의 잭슨이 브라이어를 대체하면서 (연방대법원에) 젊음과 다양성을 더한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취임으로 잭슨 대법관이 특정 문제에 보다 진보적 접근법을 취하리라고 내다봤다.
Supreme Court Justice Ketanji Brown Jackson is sworn in by Chief Justice John Roberts and former justice Stephen G. Breyer pic.twitter.com/HDH33finlo
— Peter Stevenson (@PeterStevenson) June 30, 2022
AP는 현재 대법원 내 여성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헬레나 케이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거론, “(잭슨 대법관까지) 4명의 여성이 9명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함께 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흑인 여성의 정치 세력 성장을 두둔하는 ‘하이어하이츠’의 글린다 칼 회장은 “오늘날을 축하해야 하지만, 한 명의 흑인 여성이나 한 무리의 흑인 여성만으로는 이곳의 민주주의를 구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잭슨 대법관을 향해 “법원을 재구성하고 윤곽을 잡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앞으로 일어나야 할 일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잭슨 대법관 취임은 최근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례를 전복하는 등 일련의 보수적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나왔다.
Historic moment for our courts and for our country. Congratulations, Judge Jackson. pic.twitter.com/eLSfs1QoHB
— President Biden (@POTUS) April 7, 2022
워싱턴에서 일하는 흑인 변호사인 주디스 브라운 다이애니스는 AP에 “이번 일은 중대한 사건이자 아름다운 순간”이라면서도 “그(잭슨)는 보수주의자가 노선을 지배하고 우리를 (과거로) 회귀시키려는 시점에 법원에 합류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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