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를 두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올해 미국의 예산 관련 정치 갈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1일 상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자와 미 정부 행정관리예산국(OMB) 국장이 모두 여성이라며 이들이 미 정부 예산 파탄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은 페티 머레이 민주당 의원이며 공화당 간사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다. 하원 세출위원장은 케이 그레인저 공화당 의원, 민주당 간사는 로사 데라우로 의원이다. 백악관의 예산 책임자인 OMB 국장은 최초의 흑인 여성 국장 셀린다 영이다.
다섯 명의 정치색은 제각각이다. 머레이 위원장과 데라우로 하원 민주당 간사는 진보파이며 콜린스 간사는 중도파, 그레인저 의원은 강경 보수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남성 중심으로 꾸려져 온 상하원 세출위원회에서 홍일점으로 지내는 등 여성으로서 갖은 시련을 이겨낸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예산 관련 양당 입장이 아무리 대립적이라도 논의에 질서를 회복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콜린스 상원 공화당 간사는 “모두 경험은 다르지만 남자 의원들보다는 더 잘 협력할 것”이라면서 “어렵겠지만 우리 모두 한 팀으로 일할 것이다. 새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대립돼 있는 점이 오히려 타협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생일 등을 계기로 모임을 가지며 결속을 다져왔고 소위원회에서 몇 달 동안 함께 노력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던 과정을 복원하기로 다짐하고 있다. 몇 달 동안 대치를 거듭하다가 몇 주 만에 수천 억 달러의 예산을 확정하는 현재의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직원 책임자 출신인 영 OMB 국장은 “예산 협상 과정을 익히 봐왔다. 새 지도자들이 미국인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훨씬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서열 3위인 머레이 상원 세출위원장은 “우리는 종종 사회 내 우리 가족의 위치를 생각한다. 세출위원회는 여성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할 좋은 장소”라고 강조했다.
첫 여성 하원 세출위원장인 그레인저 의원은 과거 당내 우파들에 맞서 왔다. 2019년에는 가장 길었던 정부 폐쇄를 끝내는 협상을 타결했다.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을 주장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을 배격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
4명의 상하원 세출위원회 지도자들 모두 1990년대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는 여성 의원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으며 각자 여러 위원회를 거치면서 차근차근 성장해야 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자녀인 데라우로 하원 민주당 간사와 식품 배급으로 살았던 가정 출신 머레이 상원 세출위원장 모두 미국 최빈 가정의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그레인저 하원 세출위원장은 포트워스 시장 출신이다. 대대로 목재산업에 종사한 가문 출신 콜린스 상원 공화당 간사는 예산 협상 교착 때마다 힘든 협상을 도맡았다.
데라우로 간사는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 지를 모두가 알고 있다. 세출위원회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