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것을 놓고 미국 내에서 긍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4월 재선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여부가 절대적으로 확실하진 않다면서도 오랜 상원 의정 활동으로 신중하고 우유부단해진 그의 성격을 고려하면 조만간 출마 계획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진들은 2월경 재선 출마 선언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출마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오는 4월경 선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은 현실 세계의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며 출마 선언에 대한 최종 결정이 미뤄졌다고 했다.
매체는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델라웨어의 햄릿’에 비유하며, 그가 지난 2016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점과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기 전 두 차례 출마 선언을 연기했던 이력을 근거로 내세웠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나오는 왕자 햄릿은 우유부단함의 대명사로 쓰인다.
고질적인 우유부단함으로 출마에 대한 최종 결정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민주당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가 재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민주당은 불출마 등 만일의 사태를 고려해 플랜B를 수립하고 있다.
민주당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를 대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마크 롱거바우 민주당 전략가는 “그가 기다리고 기다리면 의심과 문제가 생긴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을 너무 오래 미루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어 “만약 6월까지 출마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잠룡으로 여겨지는) 당내 인사들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연두교서에서 들었듯이 대통령은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일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 공영방송 NPR, PBS가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