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돌연 월북했던 주한미군 소속 트래비스 킹 이병이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주한미군 기지로 이송, 본국으로 송환되기로 결정된 가운데 트래비스 이병이 미국으로의 송환을 기대하고 있다는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킹 이병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킹 이병은 가까운 시일 내에 정신적, 감정적 우려를 해결하는 것을 돕는 것을 포함해 미국 사회에 재통합되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한다.
한 고위 행정부 관리에 따르면, 킹 이병은 석방 당시 “기운이 좋고 건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주 포트 샘휴스턴 육군병원에 있는 브룩아미메디컬센터로 이송될 예정이며, 금명간 곧 도착할 것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킹 이병이 군대와 미국 사회의 인종 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실망 때문에 도주했다는 북한 관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진 않았다.
지난달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집에 돌아가고 싶어할 이유가 있다고 말한 킹 이병의 어머니 클라우딘 게이츠는 이날 아들의 석방을 보장해 준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킹 이병 가족 대리인을 맡고 있는 ‘루시드 PR’의 조나단 프랭크스 대표는 성명을 내 “게이츠 여사는 일을 잘 처리해준 미군과 모든 기관간 협력자들에게 영원히 감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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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주 러신에 있는 게이츠의 자택에는 언론의 과열 보도를 의식한 듯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는 메모가 붙어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킹 이병의 모친은 현재 언론 인터뷰를 모두 사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스웨덴 정부와 더불어 킹 이병의 귀환에 도움을 준 중국 정부에 거듭 감사 의사를 표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중재자로서 직접 역할을 하지는 않았지만, 통행을 허락하고 이송을 용이하게 촉진하는 역할을 한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안보 수장인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북한 내에서 미국을 위해 보호력을 발휘하는 외교적 역할을 해준 스웨덴 정부와 킹 이병의 이전을 도와준 중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 내 협상 상대에게 직접 연락해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 징계를 받고 수감됐던 킹 이병은 지난 7월17일 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됐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갑자기 달아났다. 다음날인 18일 JSA 견학에 참여했고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킹 이병은 거의 5년 만에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된 미국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