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의 선거 입후보자들이 중동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 수 십년 만에 최대의 폭격으로 수 백명이 사망한 직후에 바이든 정부의 대 이란정책을 일제히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바이든 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하며 최근 한국에서 동결 해제한 60억 달러를 사실상 지원했다고 주장했지만 정부 관리들은 7일(현지시간) 그 돈은 아직 은행에 있으며 이란에 지출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7일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단행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새로운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대선에서 중동외교 문제가 최첨단 논쟁거리로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 동안 공화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대해서 의견이 양쪽으로 대립되었다. 트럼프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등은 미국의 지속적 관여를 반대하고 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다른 후보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라며 찬성해왔다.
그런데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가 일제히 이스라엘 편이 되며 하나가 되었다.
When Israel PM said leave Gaza, he meant it.
Palestine and Hamas attack will have drastic consequences. pic.twitter.com/vwzd7kiCEM
— GD Bakshi (@teamsanatani6) October 8, 2023
트럼프도 “하마스 테러 집단이 이스라엘을 침공하고 군인과 민간인을 학살한 만행에 대해서는 마땅히 이를 분쇄해야 한다”고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바이든 미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매우 나약하고 비효율적이며 모든 적대행위와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공화당 대부분은 바이든 정부가 9월에 이란과의 협상으로 5명의 미국인을 석방시키면서 이란의 제재로 한국에서 동결되었던 60억달러의 자금을 풀어줘 카타르 도하의 은행 계정으로 이체시켜 준 것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하마스는 수니파 무슬림 단체이지만 시아파의 본부 격인 이란과는 오랫 동안 군사적 거래를 해 왔으며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적의 적은 동지라는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정부 관리들은 7일 도하의 이란 자금은 아직까지 전혀 사용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60억 달러는 미국 국민의 세금이 아니며, 한국이 최근 수년 동안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원유의 대금이 미국 제재로 동결되어 있던 돈이라고 미국 고위관리들은 해명했다.
그 돈은 현재 도하의 특별 계정에 예치되어 있으며 이란의 식량이나 의약품 구입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비 이란인 상인들과의 거래에 주로 쓰이게 되어 있어 하마스의 군사비용과는 무관하다고 관리들은 주장했다.
미국이 앞으로도 그 자금의 용도에 대해서 철저한 감시를 하다가 필요하면 다시 동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그 자금은 어디에든 우리가 필요한 곳에 쓸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는 동영상 연설에서 “바이든의 대 이란 정책이 너무 유화적이어서 그들의 도발을 도와준 격이다. 그런 정책들 때문에 지금 이스라엘이 희생을 치르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 편을 들어 그들이 하마스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우리가 이란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캇 상원의원도 이번 하마스 공격이 바이든이 돌려준 60억 달러의 인질 보상금이 작동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자초한 공격은 아니라 해도 그 비용은 미국이 댄 셈이라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의 아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연방법에 따라 공화당의 비난에 직접 응수할 수는 없다면서도 반박에 나섰다.
“팩트 체크는 필요하다. 문제의 자금은 은행안에 있고 한 푼도 쓰인 적 없다. 이란 국민의 식량과 의약품 구입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그 비용이 오늘 일어난 끔찍한 공습에 사용되었다는 주장은 가짜 뉴스이며 지금은 그런 허위 사실을 주장해서는 안될 시기이다”라고 그는 7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의 대 테러 및 재무정보 담당 브라이언 넬슨 차관도 “그 60억달러 자금은 현재 이란으로 건너 갈 수 없다. 그 돈을 이란이 썼다는 주장은 가짜 뉴스이며 대중을 오도하는 발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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