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11일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월터 리드 국립군병원 입원실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고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전립선암 치료 후유증으로 입원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후티 반군이 드론과 미사일로 홍해의 상선과 군함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지난 9일에야 입원 사실을 공개해 구설수에 올랐다. 12일 미국의 후티 반군 공격은 9일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한 대응이다.
오스틴 장관은 12일째 입원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언제 퇴원할 수 있을 지를 알지 못한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입원실을 보안 통신이 되는 곳으로 바꿔 군사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후티에 대한 공격을 검토한 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이 이동할 때 보안 통신이 가능한 비밀 장비를 지닌 보안 및 통신 팀이 수행한다. 입원실에도 이들이 배치돼 있으며 보좌관 등 직원들도 병원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9일 후티 반군이 대대적 공격을 가하고 미국과 영국 해군이 드론을 요격하는 장면을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과 에릭 쿠릴라 미 중부군사령관과 함께 실시간 보안 동영상으로 지켜봤다. 세 사람은 또 지난 며칠 동안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도 지속적으로 통화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있은 직후 오스틴 장관이 백악관에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승인하자 오스틴 장관이 직접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이날 저녁에도 오스틴 장관은 입원실에서 작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브라운 합참의장도 자신의 공관의 접견실에 마련된 보안 통신 설비를 통해 지켜봤다.
오스틴 장관은 공격 직후 성명을 발표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F/A-18 호넷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레이더 비행기와 미 공군 전투기, 미 잠수함 및 미국과 영국의 함정에서 150기의 미사일로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28곳의 60여 개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직후 오스틴 장관은 NSC, 함참의장, 중부군 사령관과 함께 공격 직후 평가를 진행했다. 국방부의 공식 발표는 없으나 다수의 당국자들이 후티의 선박 공격 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1일 앰뷸런스를 타고 월터 리드 병원에 도착했다.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통증이 심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지난달 22일 받은 전립선암 수술로 복막염 등이 발생했고 코로 관을 연결해 복수를 뺐다. 그가 입원한 사실은 며칠 동안 비밀에 부쳐졌으며 백악관도 입원 사실을 지난 4일 파악했다.
이 때문에 미 정부와 국방부, 의회에서 소동이 벌어졌으며 국방부 당국자들은 오스틴 장관이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펜실베니아 앨런타운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오스틴 장관이 자신의 상태를 감춘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의 지도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신뢰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