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느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일생을 다룬 영화 “견습생(The Apprentice)”이 트럼프를 강간범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영화는 트럼프가 뉴욕 부동산 재벌 시절 냉혹한 변호사 겸 정치 해결사 로이 콘이라는 인물을 거의 부모처럼 모시다가 그가 에이즈에 걸리자 결별한 과정, 첫 부인 이바나와의 만남과 이별 등을 다루고 있다.
영화 시사회에서 청중들은 이바나와 함께 걷던 트럼프가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자기가 스키를 잘 탄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였다.
영화에서 트럼프는 사악한 “악당”으로 묘사됐다. 1990년 이바나 트럼프와 이혼한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 세부 묘사에서 트럼프가 유혈이 낭자한 모습으로 지방제거 시술과 얼굴 주름 제거 수술을 받는 장면이 등장한다. 바람을 피우고 대머리를 가리려는 행동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이어서 트럼프가 이바나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넘어트린 뒤 강간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바나가 혼인 중 강간을 당했다고 발언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으나 2015년 이바나가 발언을 철회했다.) 영화는 또 유부남인 트럼프가 애틀랜틱 시티에서 상반신을 벗은 여성에게 구강성행위를 받은 것으로 묘사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정 트럼프 선거 캠프 대변인은 “오래전에 거짓으로 판명된 것들을 기반으로 한 지어낸 이야기”라면서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Jeremy Strong's photo from Ali Abbasi at The Apprentice screening at Cannes. pic.twitter.com/W0uQsW4TCE
— nitsi | succession broadway era ! ♡ (@hosseinisgeckos) May 21, 2024
이란계 덴마크 국민인 알리 압바시 감독은 트럼프를 영화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파시즘의 부상을 다루는데 트럼프가 최상의 소재”라면서 “선한 사람들이 너무 오래도록 입을 다물어 왔기에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 영화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압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복합적 인물이라면서 그를 바보라거나 멍청하고 피상적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매우 직관적이고 대중을 잘 안다”면서도 영화 속의 트럼프는 가공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에는 로이 콘 변호사가 트럼프에게 끝없이 공격하고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말고 모든 것을 부정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장면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의 절친인 미식 축구팀 워싱턴 커맨더스의 구단주 대니얼 스나이더가 영화가 트럼프를 칭찬하는 내용인 줄 알고 투자했다가 비난하는 내용인 줄 알고 투자를 중개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