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구출 작전으로 4명의 인질이 귀환한 가운데, 향후 가자 전쟁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복잡한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동을 방문한다.
9일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10일부터 12일까지 중동을 방문해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와 이스라엘을 찾는다. 먼저 이집트 카이로를 찾는 블링컨 장관은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이스라엘로 자리를 옮긴다.
같은 날 이스라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8일 가자 지구 내 인질 구출 작전 이후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전시내각에서 사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규 휴전안을 공개한 이래 미국은 가자 지구에서 휴전 달성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일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에서 진행된 인질 구출 작전은 이스라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NBC는 이날 한 명의 고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번 인질 구출 작전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를 이루고 남은 인질을 석방하려는 블링컨 장관의 노력을 복잡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작전을 통해 4명의 인질을 실제 구출함으로써 군사 작전을 지속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지가 한층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으로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 역시 강경 노선을 고수할 수 있다.
NBC는 이번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 일부는 이스라엘 작전에 대응하는 하마스 전투원들의 십자포화 속에서 사망했다”라는 또 다른 고위 당국자의 전언도 보도했다. 하마스는 고의로 인구 밀집 지역에 인질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번째 당국자는 “네 명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인질이 남은 상황에서 현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 국적을 보유한 인질도 5명가량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블링컨 장관은 이번 중동 순방 기간 가자 지구 원조 확대 등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시 대통령을 만나서는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군사 작전에 반대하는 이집트의 입장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NBC는 이런 전망을 전하면서도 휴전과 관련해서는 “지난 주말 이스라엘·하마스의 전투로 인해 발생한 끔찍한 사망자 수를 두고 항의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휴전을 위한) 합의에 조만간 도달할 가능성은 사라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시내각 사퇴를 선언한 간츠 대표와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는 가자 전쟁이 심화하자 그간 네타냐후 총리 리더십 지속 필요성에 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