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수년간 핵역량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2030년에는 실전 배치되는 ICBM이 미국과 비슷해 질 것이라고 SIPRI 보고서가 밝혔다. 중국의 DF-31A ICBM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 옆 창안제를 지나고 있다. (사진 바이두 캡처) 2024.06.17. *재판매 및 DB 금지
구자룡 기자 = 중국이 2030년 미국과 러시아와 비슷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핵무기를 늘리고 현대화해 핵탄두 비축량이 410개에서 올해 1월 500개로 늘었다.
현재 약 238개에 달하는 ICBM의 총 보유 수는 향후 10년 내에 미국의 800개, 심지어 러시아의 1244개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 같은 중국의 핵능력 확장은 SIPRI가 전세계 핵탄두 총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충돌 발생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전세계 핵탄두 숫자는 1만2121개로 이중 ‘높은 수준의 작전 경계’ 상태로 배치되어 있는 핵탄두는 약 2100개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도 처음으로 일부 핵탄두를 이 수준의 경계 상태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미국과학자연맹의 핵정보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SIPRI의 선임 연구원인 한스 M. 크리스텐센은 “중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모든 핵보유국이 핵전력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거나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SIPRI의 추정은 최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포함된 수치와도 일치한다고 WP는 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5월까지 500개 이상의 운용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상을 초월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핵 군축에 관한 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이 이 길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더 많은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7일 미국 군축협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가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면 미국은 핵무기 수 증가 등 핵역량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칭화대-카네기센터의 퉁 자오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수년 간 약 200개의 핵탄두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유지하다 최근 몇 년 비축량을 매우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규모 핵무기 증강을 부인하지만 2027년 700개, 10년 안에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자오는 말했다.
SIPR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미국은 5044개, 러시아에는 5,580개의 핵탄두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2030년에는 5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오는 “개인적으로 중국이 미국과 핵무기 동등성을 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이미 핵평등이 중국 확장의 목표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오는 중국은 최근 ‘핵 3대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지상 기반 발사 능력에 더해 잠수함 수를 늘리고 공중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자오는 “이것은 중대한 변화”라며 “역사적으로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가 3자 체제를 유지한다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IPRI에 따르면 중국은 처음으로 평시에도 소수의 핵탄두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WP는 보도했다.
탄두를 목표물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와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500개 탄두 중 24개가 1월 현재 배치됐다. 이는 전체 비축량의 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은 비축된 탄두 3708개 중 1770개가 배치되어 있다. 미국의 핵탄두 5044개 중에는 비축된 탄두 외에 해체된 탄두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