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니아주와 미시간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흑인 유권자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4년 전에 비해 지지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표심 이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옮겨가지 않고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같은 제3의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USA투데이가 서퍽대학교와 6월9일부터 13일까지 펜실베이니아주·미시간주 흑인 유권자 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를 1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56.2%, 미시간에서 54.4%의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 지지율은 펜실베이니아에서 10.8%, 미시간에서 15.2%였다.
아직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두 주에서 각각 13.8%였고, 케네디 주니어와 같은 제3의 후보들은 한 자릿수를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주에서 응답자의 76%는 4년 전에 각각 바이든에게 투표했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펜실베이니아는 56%, 미시간은 54%로 바이든의 지지율은 두 주에서 각각 20%포인트, 22%포인트씩 하락했다.
2020년 출구 조사에서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에서 흑인 표의 92%를 얻었지만, 지금은 2020년에 그를 지지한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USA투데이가 짚었다.
4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투표했지만 지금은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흑인 유권자 중 3분의1 이상은 그의 재임 성과에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유권자 14%는 바이든이 일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는데, 이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의 지원이 우려된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1% 더 많은 것이다. 11%는 바이든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바이든의 큰 손실은 트럼프에게 작은 이득을 가져왔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미시간주 흑인 유권자의 15%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9%에 비해 6%포인트 정도 오른 것이다. 트럼프는 펜실베니아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11%를 기록, 4년 전 트럼프에 투표했다는 응답률(8%)보다 3%포인트 가량 올랐다.
또 각 주에서 50%가 넘는 흑인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흑인을 선택한다면 ‘트럼프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트럼프는 뉴욕에서 34건의 중범죄에 대한 유죄 평결과 계류 중인 다른 3건의 형사 기소를 포함해 자신의 법적 문제로 인해 흑인들 사이에서 자신을 불공정한 사법 제도의 동료 희생자로 여기기 때문에 그의 지지가 높아졌다고 추측했지만, 미시간주의 흑인 유권자 79%, 펜실베니아에서는 84%가 트럼프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미시간주의 55%, 펜실베니아주의 64%는 개인적으로 트럼프의 발언이 불쾌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흑인 유권자의 3분의2(미시간 64%, 펜실베니아 65%)는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서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트럼프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자신들이 사건을 심리하는 담당판사라면 미시간에서는 51%, 펜실베니아에서는 61%가 가장 가혹한 처벌인 징역형을 선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미시간 두 주에서 여론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권자들은 가을 대선을 앞두고 가장 큰 이슈로 ‘인플레이션·경제(42.6%)’를 꼽았다. 제약이 없는 낙태에 대한 지지율은 두 주 모두 약 70%로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63%보다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