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이달 출간을 앞둔 회고록에 여성의 임신 중단권(임신 중절권·낙태권)을 옹호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멜라니아 회고록은 오는 8일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가디언이 입수한 회고록 사본에 따르면 출판을 앞둔 멜라니아는 회고록에 여성의 임신 중단권과 관련해 “여성이 정부의 개입이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아이를 갖는 선호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왜 여성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몸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권한을 가져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한 여성이 가진 근본적인 권리인 자신의 삶과 관련한 개인의 자유는 스스로 원한다면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한다”라면서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할지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자신의 신체에 관련한 통제권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저는 성인이 된 뒤로 지금까지 이 같은 믿음을 늘 갖고 살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전국적인 임신중절 금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공화당은 여성의 임신 중단을 금지하는 정책에 많은 선호가 분포하고 있다.
그 때문에 멜라니아의 이 같은 이례적 회고는 공화당 지지 세력과는 다소 다른 견해를 내비친 것이다. 잠행의 영부인이라는 별칭을 가진 멜라니아는 공개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밝힌 적이 드물다.
그는 지난달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고록 출간을 홍보하면서 “이 회고록 집필은 매우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여정”이라며 “종종 대중적인 검증과 와전의 대상이 되는 개인으로서 나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집필 취지를 밝혔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가 전복된 뒤로 연방 차원의 전국적 임신 중단 금지를 법제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생식권 자유’를 공약해 왔다. 해리스 후보는 임신 중단권 보호를 연방법으로 명문화하기를 원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수 우위로 새롭게 구성된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22년 6월 ‘돕스 대 잭슨 여성보건기구(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판결로 임신 중단 금지를 합헌으로 바꿨다. 해당 판결로 임신중단의 정당성을 부여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은 효력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