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생의 3.3%가 트랜스젠더이고, 2.2%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 시도 비율도 높았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발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C.D.C.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청소년과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괴롭힘과 따돌림 등으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트랜스젠더 학생 4명 중 1명 가량이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답했다.
C.D.C. 청소년·학교 보건부 책임자인 캐슬린 에디어 박사는 “성 정체성으로 인해 학교에서 낙인 찍히고, 괴롭힘을 당해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정신 건강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태”라며 “이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2년마다 전국 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2만명 이상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위험 행동 감시 시스템의 일환으로 지난해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 처음 도입됐다.
설문 결과는 트랜스젠더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들이 여러 주에서 통과되는 가운데 발표됐다. 약 24개 주에서 18세 미만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화장실 사용, 스포츠 참여 및 의료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트랜스젠더와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의 약 70%는 지난 1년 동안 2주 이상 지속적인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반면 일반 여학생은 50%, 남학생은 26%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트랜스젠더 학생의 10%는 지난 1년 간 극단적 선택 시도로 인해 의사나 간호사에게 치료를 받았다고 답했으나, 일반 여학생의 2.6%와 남학생 1%는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디어 박사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청소년을 위한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정책이 그들의 정신 건강과 자살 예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