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고향인 뉴욕에서 성대하게 자신의 세를 과시했다. 주요 지지 인사가 총집결한 가운데, ‘은둔의 전직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도 모습을 드러냈다.
‘은둔’ 멜라니아 전격 등장…행정부 저격하며 트럼프 지지 호소
멜라니아는 27일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지지 유세에 참석, “최고의 시기에도 우리의 삶은 복잡해졌다”라며 집권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정면으로 날을 세웠다.
멜라니아는 재임 시절 역대 영부인과 비교해 눈에 띄게 적은 대중 활동으로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다. 올해 선거 기간에도 유세 현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이날 전격 등장한 것이다.
보기 드문 멜라니아의 이날 등장에 유세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멜라니아는 이날 “슬프게도 경제적 불안정과 중첩된 삶의 질 하락은 사업을 번창하는 데 어려움을 안겼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반복된다”라며 “그게 (지금의) 미국”이라고 규정, “내일을 위한 미래, 우리가 누려야 할 미래”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며 자신 배우자인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머스크 “그간 국민 세금 낭비…적자 2조 달러 줄일 것”
트럼프 후보를 물심양면 지원 중인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도 화력을 보탰다. 그는 이날 무대에 올라 “나는 그냥 마가(MAGA·Make Amarica Great Again)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남다른 지지 신념을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 재정 적자를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 최소한 2조 달러(약 2770조4000억 원)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지금껏 당신들의 돈은 낭비되고 있었다”라고 했다.
머스크는 이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공약했는데, 해당 부처 내지 기구는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할 경우 머스크 기용이 거론되는 곳이다.
머스크는 “우리는 정부를 당신들 등에 업혀가지 않게 할 것이고, 당신들 주머니에서 나오게 할 것”이라며 “위대한 미국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높이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개 같은 X”·”적그리스도”…욕설·극단적 발언도 쏟아져
유세에는 이 밖에도 프로레슬러 출신 헐크 호건과 유명 토크쇼 진행자 필 맥그로, UFC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나 화이트 등이 얼굴을 비쳤다. 참석자만 보면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못지않은 라인업이다.
화려한 참석자만큼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다. 호건은 이날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 티셔츠에 붉은 색 꽃장식을 두르고 나와 무대에서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청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아울로 뉴욕시장 자리를 노린다고 알려진 MAGA 지지자 데이비드 렘은 연단에 십자가를 들고 올랐는데, 민주당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악마”라거나 “적그리스도(antichrist)”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라디오 호스트인 시드 로젠버그는 과거 민주당 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역겨운 서자”, “개 같은 X(What a sick son of a b****)”이라고 칭하고, 민주당을 “타락한 무리의 빌어먹을 당”이라고 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비하 논란도…”떠다니는 쓰레기 섬”
이날 유세에서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코미디언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floating island of garbage)”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해리스 캠프는 이에 해당 발언을 재빠르게 편집, “푸에르토리코는 가장 재능 있고 혁신적인 이들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해리스 후보의 모습과 비교하는 영상을 만들어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신이 투표하면 나는 인플레이션을 끝낼 것이다. 우리 국가로 쏟아져 들어오는 범죄자의 침공을 멈출 것이며,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신속하게 구축할 것”이라며 자신 1기 행정부 시절을 언급하고, “인플레이션을 신속히 없애고 미국을 다시 합리적 가격을 누리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